컴파일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많은 히트작을 탄생시켜왔다.
대표작으로는 걸작 슈팅 게임 ‘자낙’과 ‘가딕’, ‘알레스터’, 그리고 가장 유명한 퍼즐 게임 ‘뿌요뿌요’, 던전 RPG ‘마도물어’ 등 꽤 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회사다. 그리고 컴파일의 대표적인 RPG라고 할 수 있는 ‘환세’ 시리즈가 있다. 디스크 스테이션이라는 잡지를 통해 탄생한 ‘환세’ 시리즈는 국내에서는 ‘환세취호전’이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다. 1997년에 탄생한 ‘환세취호전’은 단순한 구성 대비 JRPG 다운 재미와 간편한 시스템을 갖춘 명작이다. 다시 플레이하고 싶어도 플레이하기 어려웠던 게임이었으나 이번에 스위치용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스위치로 출시된 ‘환세취호전 리마스터’는 원작의 감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전형적인 2D JRPG이며 원작이 오래된 게임이기 때문에 그래픽적으로도 과거 게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게임은 원작 소스가 없어 개발진들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며 데이터를 추출하며 개발했다. 덕분에 원작 분위기를 그래도 살리는 한편 일부 연출은 보강했다.
이 게임은 호랑이 권법가 아타호가 주인공이며 무술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게임의 주요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동료를 만나며 모험을 떠나게 된다. 게임 스케일은 그다지 큰 편은 아니다. 마을이나 던전도 몇 개 없고 엔딩까지 걸리는 시간도 10시간 정도로 길지 않다. 스피드런에 도전한다면 3~4시간이면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분량이 짧은 게임이다. 그러나 이 게임은 코믹한 대사와 독창적인 세계관, 그리고 컴파일 게임 특유의 퍼즐이나 엉뚱한 재미들이 잘 살아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게임 시스템은 아주 간결하다. 적을 물리치고 경험치를 얻고, 돈을 모은다. 경험치가 100이 되면 레벨이 오르고 캐릭터는 더 강해진다. 또한 돈으로 상점에서 무기나 방어구를 구입하여 캐릭터를 강화시킬 수 있다. 물론 필드나 던전 곳곳에는 숨겨진 요소도 준비되어 있다. 약간의 퍼즐 요소가 가미된 던전을 탐험하며 상점에서 구할 수 없는 더욱 강력한 무기나 방어구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복잡한 시스템은 없고 1980, 90년대 전성기의 표준적인 JRPG 다운 느낌이다. 전투는 턴 방식으로 진행되고 플레이어는 원하는 커맨드를 골라서 전투를 하면 된다. 통상기와 적 1명에게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 스킬, 그리고 전체 공격 스킬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스킬을 사용할 때마다 MP를 소모하며, 같은 스킬을 계속 사용하면 스킬 레벨도 올라간다.
던전에는 약간의 퍼즐이나 숨겨진 구간도 존재하는 등 심플한 게임이지만 나름대로 파고들 요소도 마련해 놓았다. 그러나 게임 진행 과정은 오래된 게임답게 불친절한 구간이 가끔 존재한다. 덕분에 게임 진행 도중 플레이 타임을 잡아 먹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게임 자체는 지금해도 재미있다. 원작을 즐겁게 즐긴 팬이라면 향수에 젖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최신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올드한 게임 구성 때문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원작의 재미를 잘 살렸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일단 편의성의 개선이 거의 없고, 가장 심각한 것은 버그가 꽤 많다. 특히 그 중에는 게임 진행이 불가능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버그도 존재한다. 또한 필드 이동에서 전투로 진입하거나 그 반대 상황에서 로딩이 제법 길다. 랜덤 인카운터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로딩 시간이 흐름을 끊는 느낌이다. 이 부분들은 개발진들도 인지하고 있고 수정할 예정이니 빠르게 업데이트되기를 바란다. 또한 원작은 8장에서 엔딩이지만 이 게임은 원작에는 없는 10장까지 존재한다. 원작에는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도 만날 수 있다.
‘환세취호전 플러스’는 원작 시리즈 팬이거나 1990년대 스타일의 JRPG를 좋아한다면 즐겨볼 만한 게임이다. 단 빠른 버그 업데이트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