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라도 낭만적으로”… ‘비포 선라이즈’ 속 빈 포토 스폿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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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서 만난 두 젊은 남녀가 헤어지기 아쉬워 오스트리아 빈에서 하루 머물며 일어나는 사랑을 다룬 로맨스 영화 ‘비포 선라이즈.’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의 절절한 연기와 아름다운 영상미로 지금까지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영화의 배경이 된 빈의 카페, 레코드숍, 놀이공원 등도 여행 명소로 주목받게 됐다. ‘비포 선라이즈’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빈 포토 스폿 6곳을 소개한다.

알베르티나

Albertina

알베르티나 미술관은 미술품 수집에 관심이 많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알베르트 카지미르 폰 작센 테센(1738~1822)이 설립해 후손들이 관리해오다 1919년 오스트리아 공화국이 몰수했다. 1921년 알베르트 공의 수집품과 합스부르크 황실 도서관 소장품을 합쳐 오스트리아 정부가 미술관으로 세웠다. 다빈치, 미켈란젤로, 로랭, 세잔, 클림트 등 다양한 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100만여 점 보유하고 있다.

‘비포 선라이즈’ 속 야경 명소로 알려진 촬영지는 미술관 옥상에 있다. 내부 전시를 보지 않고 비포 선라이즈 촬영지만 다녀오려면 별도의 입장료 없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된다. 도착하면 프란츠 요제프 1세의 동상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동상을 등지고 서면 바로 앞에 비포 선라이즈 속 난간이 보인다.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밤이 깊도록 이야기를 나누던 난간 뒤로 오페라 극장의 야경이 펼쳐진다. 실제로 이곳에서 오페라 극장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고 빈 시티뷰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좋아 전시에 큰 흥미가 없더라도 테라스엔 올라가보길 추천한다. 미술관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며, 입장료는 성인 18.9유로(약 2만7800원)다.


알베르티나

Albertinapl. 1, 1010 Wien, 오스트리아

클라이네스 카페

Kleines Café

두 주인공이 밤에 한 여인을 만나 손금 점을 보는 장면 속 등장한 노천카페가 바로 이곳, 클라이네스 카페다. ‘작은 카페’라는 이름처럼 내부 공간은 협소하며 주인공들은 테라스 자리에 앉았다. 자리가 많지 않아 오후 시간대에는 거의 만석이다. 주인공들은 커피를 마셨지만 카페 메뉴를 비롯해 수제 맥주, 식사까지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빈 카페에서 생각보다 찾기 쉽지 않은 아인슈페너를 판매하는 곳이기도 하다. 크림 듬뿍 올린 제대로 된 아인슈페너를 맛볼 수 있다. 현금 결제만 가능하니 현금을 지참하자. 실제로 방문해보니 사진을 찍는 관광객보다는 커피 한잔 하며 여유롭게 신문을 읽는 현지인들이 더 많은 점도 인상 깊었다. 클라이네스 카페는 오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운영하니 영화 장면 속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밤늦게 방문해도 좋겠다.


클라이네스(작은) 카페

Franziskanerpl. 3, 1010 Wien, 오스트리아

알트앤뉴 레코드숍

Teuchtler – Alt & Neu Recordstore

‘비포 선라이즈’를 봤다면 가장 기억에 남을 장소, 부스 안에서의 명장면이 탄생한 레코드숍이 아닐까. ‘알트 앤 뉴(Alt & Neu)’는 독일어로 ‘올드 앤 뉴(old & new)’라는 의미다. 레코드숍에 입장함과 동시에 감미로운 재즈 음악과 친절한 주인 부부가 맞이해준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난 LP, CD, 음반, 책, 포스터들이 공간 전체를 가득 채운다. 한국 여행객 사이에선 이곳의 로고가 들어간 에코백도 인기 쇼핑리스트다. 에코백을 구매하면 LP와 CD를 서비스로 챙겨줄 때도 많다고 한다.

부스 씬을 촬영한 장소는 비포 선라이즈 포스터가 붙어 있는 문으로 막혀 있다. 영화 촬영을 위해 지어진 공간이라 다시 폐쇄해 지금은 볼 수 없다. 마음에 드는 레코드를 발견했다면 요청 시 감상도 가능하다. 한국 여행객이 워낙 많이 다녀가 한국어로 안내문이 적혀 있기도 하다. 영업시간은 월~금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며, 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1시까지 운영하고 일요일은 휴무다. 영업시간이 짧은 편이니 스케줄을 짤 때 유의하는 게 좋겠다.


Teuchtler – Alt & Neu Recordstore

Windmühlgasse 10, 1060 Wien, 오스트리아

카페 스펠

Café Sperl

두 주인공이 전화놀이를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고백한 카페 스펠은 빈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중 하나로 1880년에 문을 열었다. 에곤 실레와 클림트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앤틱한 인테리어와 영화 속 빨간 소파 좌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시간여행을 온 듯하다. 내부가 넓은 편이고 날씨가 좋으면 야외 좌석도 개방해 인기가 많아도 자리 잡기는 어렵지 않다.

오랜 세월을 자랑하는 카페인 만큼 자허토르테, 멜랑지 커피, 아인슈페너 등 빈을 대표하는 커피 및 디저트 메뉴가 잘 마련돼 있다. 맛이 특별히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분위기와 감성을 고려해 한 번쯤 방문해볼 만하다. 간단한 식사와 주류도 판매한다. 영업시간은 월~토요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다.


카페 스펠

Gumpendorfer Str. 11, 1060 Wien, 오스트리아

졸암트슈테그 다리

Zollamtssteg

졸암트슈테그는 영화 초반부에서 두 주인공이 빈에서 내려 연극 배우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며 걷던 초록색 아치형 다리다. 영화 속에선 나무 바닥이지만 지금은 아스팔트로 변했다. 특별할 것 없는 유럽의 평범한 보행전용 다리지만 영화에 등장해 많은 여행객들이 찾고 있다. 다리 밑으로 지하철이 지나가면 낭만적인 분위기가 배가된다. 특히 해질녘 방문하면 아름답기로 유명해 노을진 시간에 방문하면 더욱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Zollamtssteg

오스트리아 1030 Vienna

프라터 공원

Prater

비포 선라이즈의 대관람차 키스신의 배경이 된 프라터 공원은 빈 시내 한복판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놀이공원이다. 1403년부터 왕실의 사냥터로 이용되다가 1766년 처음으로 대중에게 개방됐다. 프라터 공원은 무료 입장 가능하며, 탑승을 희망하는 놀이기구는 개별로 요금을 지불하면 된다. 놀이가구마다 운영하는 회사가 달라 운영 시간 및 요금이 상이하다.

월미도 감성’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아찔한 어트랙션도 여럿 보유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손에 땀이 나는 공중그네, 360도 회전 기구, 매달려 타는 롤러코스터 등 결코 만만히 봐선 안 되는 놀이기구가 즐비하다. 영화에 등장한 대관람차는 1897년 프란츠 요제프 황제 즉위 50주년 기념으로 세워졌으며 성인 기준 14유로에 탑승 가능하다. 이 관람차 외에 좀 더 크고 높은 대관람차가 한 개 더 있는데, 사방이 뚫려 있어 보다 스릴 있는 경험을 원하면 큰 관람차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10~15명이 함께 탑승하는 비포 선라이즈 대관람차와 달리 일행끼리 오붓하게 탑승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놀이기구를 탑승하려면 현금을 지참해야 하니 미리 챙겨가거나 놀이공원 안 ATM을 이용하자.


프라터

오스트리아 1020 Vienna

랑하는 사람과 떠나기 좋은 빈의 로맨틱한 장소들을 찾는다면 ‘비포 선라이즈’를 여행 전 꼭 감상해보자. 영화가 끝나면 당장이라도 제시와 셀린이 거닌 빈의 골목골목을 그대로 따라가고 싶어질 테다.

빈(오스트리아)=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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