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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지 않아도 됩니다,…숲에 펼쳐진 붉은 풍경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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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꽃무릇 시기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장용
선운사 꽃무릇 시기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박장용

발밑은 벌써 빨갛습니다. 단풍이 일찍 든 것도, 낙엽이 떨어진 것도 아닙니다. 전북 고창 선운사에서는 9월이면 숲 바닥에 꽃무릇이 올라옵니다. 동백이나 단풍을 보러 찾던 사찰에 일찍 가야 할 이유가 생기는 거죠.

선운사 꽃무릇은 고개를 들어야 볼 수 있는 가을 풍경과는 또 다릅니다.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꽃무릇 / 사진=한국관광공사
선운사 꽃무릇 / 사진=한국관광공사

꽃무릇을 가까이 보면 어딘가 허전합니다. 가느다란 꽃대 위에 붉은 꽃이 피었는데, 정작 줄기 주변에는 잎이 없습니다. 꽃이 진 뒤 잎이 나오고, 그 잎은 다음 꽃이 피기 전에 시들기 때문입니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이런 생태에서 나왔습니다.

석산이라고도 부르는 꽃무릇은 꽃대가 약 30~50cm 자랍니다. 꽃잎은 뒤로 젖혀지고 수술은 길게 뻗어 있어,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 볼 때 모양이 다릅니다. 군락 전체만 보고 지나가기보다 길가의 꽃 한 송이를 잠깐 들여다볼 만합니다.

흔히 상사화라고도 부르지만, 식물 이름으로는 구분해야 합니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같은 상사화속에 속하는 서로 다른 식물입니다. 이름이 헷갈렸다면 붉은 꽃과 길게 뻗은 수술을 기억해두세요.

9월 중·하순

9월 중하순부터 시작되는 선운산 꽃무릇 / 사진=한국관광공사
9월 중하순부터 시작되는 선운산 꽃무릇 / 사진=한국관광공사

선운사 꽃무릇은 대체로 9월 중·하순이 주요 시기입니다. 다만 날짜를 정해놓고 일제히 피는 꽃은 아니기 때문에, 같은 경내에서도 햇빛과 그늘, 지면 상태에 따라 꽃이 올라오는 차이가 있을수 있습니다. 여행 날짜를 고를 때는 지난해 절정일보다 최근 촬영된 현장 사진이 도움이 됩니다. 게시 날짜만 보지 말고 실제 촬영일도 확인해보세요. 작년 만개 사진을 보고 이번 주 풍경으로 생각하면 기대가 어긋날 수 있거든요.

도솔천 옆길

도솔천 옆길 꽃무릇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송재근
도솔천 옆길 꽃무릇 / 사진=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송재근

선운사 꽃무릇을 보러 간다면 산 정상까지 오르는 일정은 따로 잡지 않아도 됩니다. 사찰로 들어가는 길과 도솔천 주변, 경내를 걸으며 꽃이 모여 핀 구간을 살펴보세요. 서두를 필요가 없는 코스입니다.

선운사 주소는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250입니다. 주차 후 사찰로 걸어 들어가는 시간도 일정에 포함해두세요. 꽃구경과 경내 관람을 함께 한다면 개인 일정에는 1~2시간 정도 여유를 두는 것을 권합니다. 공식 소요 시간이 아니라 쉬어 가며 둘러보기 위한 시간 배분입니다.

봄 동백으로 유명한 대웅전 뒤편 동백나무숲도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 9월에는 동백꽃 대신 나무와 숲의 모습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꽃이 빽빽한 구간에서는 길 밖으로 들어가지 않고 관람해주세요. 빈자리처럼 보여도 다음 꽃대가 올라올 수 있는 땅입니다. 도솔암까지 더 걷고 싶다면 그때 남은 체력과 시간을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번 고창 여행은 꽃을 보고 사찰을 한 바퀴 걷는 정도로 시작해보세요. 일정이 남으면 주변을 더 둘러보고, 배가 고프면 산 아래에서 식사하면 됩니다. 꽃 앞에서 잠깐 멈출 시간까지 빼앗는 계획은 굳이 필요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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