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8년의 연애 후 작년 11월 비로소 하나가 된 30대 신혼부부입니다. 저희 부부는 예술 계통 종사자로 영화 현장에서 처음 만났는데요. 영상 콘텐츠 보기, 술보다는 달달한 디저트와 함께 커피 마시기 등 서로의 취미와 라이프 스타일이 비슷하기에 집을 꾸미는 과정이 심플했습니다.
오늘은 34평 아파트를 올 리모델링했던 과정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저희 부부의 삶을 닮은 공간을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집 정보
| 아파트 34평
| 내추럴 스타일
| 올 리모델링
| 약 7천만 원
이렇게 고쳤어요!
| BEFORE
저희가 살고 있는 집은 준공 30년 차를 앞두고 있는 전형적인 2bay 구조의 34평 계단식 구축 아파트입니다.
시공 전에는 거실, 발코니 그리고 안방까지 수납공간 없이 널찍해서 평수 대비 공간 활용을 최대로 활용하진 못했어요. 좁고 긴 주방 통로에 식탁과 피아노까지 뒀다 보니 답답한 느낌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남동향이라 여름에는 세방 모두 볕이 강하게 들어왔는데 거실에만 스탠드 에어컨이 있었기에 거실로부터 꺾인 안방과, 가장 먼 주방 쪽 작은방은 여름철에 많이 더웠습니다.
| 인테리어 포인트
리모델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실용적인 구조’였어요. 입주 초반엔 짐이 많이 없어서 대부분 깔끔하고 예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가는 세간살이로 인해 유지 및 관리가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리모델링을 준비하며 실용적으로 나온 신축 아파트의 구조를 많이 참고했습니다.
신축 아파트 구조를 보며 알게 된 건, 요즘엔 대가족형 거실을 만들기 보다 주방에 초점을 맞춰 팬트리 룸과 보조 주방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집의 구조가 허락하는 선에서 좁고 긴 주방을 만들고 상하부장을 최대로 설치하여 보조 주방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메인 식탁은 공간 차지를 줄이기 위해 거실로 빼고요.
메인 식탁은 거실 발코니를 확장한 공간에 두어 다이닝 존을 만들었어요. 카페장과 테이블도 함께 두면 공간별로 테마도 생기고, 멀티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침실도 구조를 크게 변경했는데요. 신축 아파트의 침실이 드레스룸과 함께 구성되어 있는 것을 참고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기존에는 굳이 싶을 정도로 넓고, 한쪽 면이 발코니로 빠지는 전면 유리창이라 공간 활용에 제약이 있었던 침실에 아치형 가벽을 설치해 주었는데요. 가벽 앞쪽은 잠만 자는 침실, 뒤쪽은 드레스룸과 화장대 공간으로 구분 지어 빈 공간 없이 최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 이 집의 시공 내용
– 거실 : 발코니 확장, 시스템에어컨, 다이닝 선반장, 창호, 도배시공, 필름 시공, 조명 시공
– 주방, 다용도실 : 조명 시공, 창호, 도배시공, 필름 시공, 상하부장 (아일랜드 식탁포함) 확장, 주방가전 설치장 시공 (식기세척기, 인덕션, 냉장고, 김치냉장고)
– 침실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취미방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화장실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베란다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현관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침실~ 현관
시공 내용이 궁금하다면?
위 이미지를 클릭해 보세요!
| 실수, 뜻밖의 발견
공사 막바지에 설치된 중문을 보러 현장에 온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인테리어 사장님께 말씀드렸던 디자인과 다른 중문이 달려있더라고요. 저는 답답해 보일 것이 우려되어 신발이 보이는 하단만 모루 유리로 하고 나머지는 투명 유리로 하려고 했는데, 달려있는 것은 전체가 모루 유리로 된 중문이었어요. 맞춤 제작이라 사장님께서도 난감해하시길래 아쉬웠지만 교체 없이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는데요. 웬걸, 완공 9개월 차 지금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전체가 모루 유리다 보니 현관에서 정면에서 보이는 공용 화장실의 거울도 보이지 않고, 은은하게 비치는 실루엣이 생각보다 답답하지 않더라고요. 본의 아니게 얻게 된 중문이지만 정말 만족스럽답니다.
공간 둘러보기
| 현관
그럼 현관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이곳은 조금 유치해도 신혼부부만의 밝고 알콩달콩한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그리하여 현관문 색은 매트한 분홍으로 선택했고요. 또 외출 전 가볍게 외모를 체크하는 용도로 비정형 하트 모양의 거울도 꼭꼬핀으로 달아봤습니다. 마지막으로 택배 박스는 집안에 들이지 말자 주의라 택배 및 각종 공구 용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신발장을 최대한 넓혀서 시공했어요.
현관을 시공할 땐 공간을 분리하고 수납공간을 확보하는 데 가장 공을 들였어요. 무엇보다 현관과 공용 화장실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어서, 들어오자마자 화장실이 보이는 상황을 막고자 중문을 설치해 주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 집 중문은 시공 중 실수로 달게 된 모루 유리 디자인인데요. 디자인도 예쁘고, 공간 분리 효과도 확실한데다 답답해 보이지 않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 거실
다음으로 거실을 소개해 드릴게요. 저희는 TV가 아닌 컴퓨터로 영상 시청을 많이 해서 다이닝 테이블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요. 주로 식사를 하거나 업무를 하고, 또 커피를 한 잔 마시며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곤 합니다.
다이닝 테이블 옆에는 홈카페장을 두고 각종 커피 머신을 올려서 꾸몄어요. 거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인 만큼 저희의 취향을 확실하게 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거실의 구조는 아침 햇살이 강하게 드는 남동향이라 햇살과 잘 어우러지는 무드를 연출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체적인 톤을 따뜻하게 맞추고 아이보리 앤 우드, 패브릭 소재의 소파와 러그를 골랐습니다. 여기에 유리 테이블 대신 샌드스톤 마감의 소파 테이블을 두었더니 각 소재와 색감이 부드럽게 어우러지며 포근한 느낌의 공간이 되었어요.
다이닝 테이블 외 가구나 소품은 모두 콤팩트한 제품으로 골랐는데요. 여기엔 TV 스팟보다 가족형 다이닝 공간에 더 시선이 가길 바라는 저희의 의도가 담겨있답니다.
| 주방
주방은 인테리어에 있어 미적인 욕심은 크게 없었어요. 수납공간 확보가 우선이었거든요. 다만 주방의 좁고 긴 구조를 고려해서 메인 식탁을 거실로 빼고, 빌트인 냉장고·김치냉장고를 선택했더니 통로가 넓게 확보되어 답답한 느낌이 적은 것 같아요.
주방에서 가장 신경 썼던 건 서브 키친 존이었어요. 미국 유학시절 집집마다 있었던 서브 키친을 인상 깊게 보았거든요. 그렇게 마련한 저희 집의 서브 키친 존에는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하여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아일랜드 식탁과 토스터, 전기 포트, 그리고 영양제 보관함을 배치해두었습니다.
이건 주방의 숨은 추천 아이템이에요. 서브 키친 존은 전기 사용이 많아 멀티탭이 필수인데, 전선들이 지저분해 보이고 먼지도 쌓일 것 같아 꼭 가리고 싶었거든요. 그러다가 찾게 된 게 이 멀티탭 가리개입니다. 인테리어를 크게 해치지도 않고 수납력이 좋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여긴 주방 쪽의 다용도실입니다. 늘 팬트리룸을 갖는 것이 로망이었는데, 구축 구조상 실현이 어려워 다용도실에 만들어보았어요. 청소용품, 통조림, 건조식품 그리고 분리수거함 등이 모두 모이는 환장의 콜라보가 펼쳐지지만 나름 만족합니다!
| 침실
다음으로 침실을 보여드릴게요.
침실은 저희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비해 너무 크게 나온 방이었어요. 침실은 크지 않고 침대만 있는 심플한 컨셉으로 연출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가벽으로 침실을 침실 공간, 드레스룸 공간으로 분리하여 더 아늑하게 만들었습니다.
침실 공간은 딥 그레이, 브라운, 베이지 톤을 기본으로 해서 패브릭 류를 통일시켜 시원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을 표현해 보았어요. 덕분에 늘 편안하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무드의 부부 침실이 완성되었습니다.
| 취미방
이곳은 저희 부부의 재택근무 방이자 취미 방이에요.
시공을 하며 이곳도 거실과 함께 발코니 확장을 해주었는데요. 덕분에 공간이 넓어져 한쪽은 미니 옷장 겸 이불장으로 다른 한쪽은 데스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부부가 같은 공간에서 컴퓨터를 하더라도 서로의 프라이버시와 공간 구분이 있으면 좋을 듯하여 조적벽을 따로 없애지 않고 파티션으로 활용해 보았어요.
기존에 있었던 붙박이장은 생각보다 깊이가 있었지만 활용하기가 애매했어요. 기존처럼 문을 달면 뒤쪽 공간을 제대로 못쓸 것 같아 고민이 많았는데요. 결국 아치형으로 개방한 후 매입등을 달아 책장이자 진열장처럼 만들기로 했습니다. 비밀스러운 창고가 생긴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불을 껐을 때 취미방의 모습이에요. 전 개인적으로 미드에 나오는 하이틴 무드를 좋아하는데요. 그 무드를 따라 질서가 있는 듯, 없는 듯하면서도 저희 부부의 추억과 취향이 가득한 공간을 연출해 보았습니다.
| 발코니
저희 아파트는 내부 방침상 실외기를 바깥으로 뺄 수도 없고 샷시 구조를 변경할 수도 없었어요. 덕분에 발코니에는 시스템 에어컨 3대를 감당하고 있는 실외기와 살벌한 배관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이건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인테리어 사장님의 제안으로 배관이 지나가는 통로까지 깔끔하게 타일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
배관 통로와 실외기로 인해 공간 활용에 제한이 있다 생각하여 발코니만큼은 실용성보다는 미적으로 예쁘게 꾸미려고 했습니다. 먼저 실외기 가리개는 부모님이 직접 제작해 주셨는데요. 화이트 실외기 가림막과 화사한 햇살이 프렌치 컨셉과 잘 어울리겠다 싶어 몰딩과 페인트로 창고 문을 변형하였고, 기존에 있던 천장형 행거 대신 천연 배롱나무를 달았습니다. 덕분에 유럽 어딘가의 골목길이 떠오르는 지금의 모습이 완성되었어요.
| 화장실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보여드릴게요. 이곳은 따뜻한 느낌의 조도와 타일, 건식 화장실을 유지하기 위한 통 샤워부스, 그리고 추가로 선반을 설치할 필요가 없는 젠다이 선반을 설치했어요. 또 소품들도 이와 비슷한 계열의 컬러로 채웠더니 이전보다 훨씬 깔끔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집들이를 마치며
저희 부부는 처음 집을 꾸밀 때 이곳이 쉼과 꿈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종종 재택근무가 있는 저희에게 이곳이 마냥 쉬는 곳 이외에도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장시간 집중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이자, 때로는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여 각자 그리고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랐거든요. 9개월이 지난 지금, 이 집은 저희가 바라던 그 모습에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이번 기회를 통해 저희 집의 모습을 기록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집들이를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려요. 모두 ‘나에게 맞는 곳’을 가꾸며 행복한 일상을 보내시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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