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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문제 없다” 배짱 좋은 벤츠.. 화재 전기차 ‘그대로 판다’ 선언

벌써 석 달이 지난 사고
지워지지 않은 그을림
벤츠의 대응이 아쉽다

사진 출처 = ‘뉴스 1’

인천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벤츠 EQE 차량의 배터리에서 불이 나 480세대가 화재로 인해 단수를 비롯해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연기에 그을리는 등 엄청난 피해를 준 지도 벌써 석 달 가까이 지나갔다. 사건은 과거에 남게 되었지만, 우리에게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불안감을 뼈에 새겨주었다.

사실 돈을 주고 차를 구입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당한 값을 지불한 차량에 갑자기 불이 났다는 것이 화가 나고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제조품 특성상 불량품이 발생하고, 검수를 통과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니 사고 자체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겠다는 입장이 있다. 그러나 기업은 단순히 0과 1의 가능성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벤츠 EQE / 사진 출처 = ‘jdpower’
사진 출처 = ‘뉴스 1’

한발 늦었던 배터리 공개
논란 키운 파라시스 배터리

더욱 문제였던 건 벤츠의 대응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 뒤 한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고, 9일과 12일 현대차와 기아는 발 빠르게 자사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사건과 관계없는 BMW, KGM도 12일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는데, 정작 사고가 발생한 차량의 제조사인 벤츠는 13일 오전에야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불이 붙은 벤츠에 탑재된 배터리는 중국 배터리 회사인 파라시스의 제품이었다. 게다가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파라시스 배터리를 사용하는 비중이 커졌다. 파라시스 배터리는 2021년 특정 환경에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아 베이징자동차의 차량 3만 1,963대가 리콜되는 결함이 발생하기도 한 제품이었다.

한국 취재진들과의 간담회 / 사진 출처 = ‘벤츠
사진 출처 = ‘뉴스 1’

배터리 설계는 문제없다
품질 검사 통과한 파라시스?

더욱 논란인 된 건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의 답변이었다. 벤츠는 인천에서 발생한 배터리 화재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했으며, 국과수 조사 결과 배터리팩 손상이 있었다는 언급에는 아직 조사 중이기에 자세히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또한 배터리 설계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질문에 안전과 소비자는 벤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기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벤츠가 파라시스의 배터리 결함을 알고서도 이를 은폐했다는 지적에는 벤츠는 엄격한 품질 관리 프로세스에 따라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에 배터리 설계 자체에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규모가 작은 파라시스를 어떻게 선택했냐는 질문에는, 동일한 품질검사와 공급사 분석을 거쳤고 파라시스가 통과했다는 답을 했다.

벤츠 EQS 450+ / 사진 출처 = ‘Reddit’
사진 출처 = ‘벤츠’

공급사 교체 계획은 없다
현실성 있지만 기분이…

또한 앞으로 파라시스의 배터리를 계속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EQS와 EQE 등 EVA2 플랫폼 기반 모델은 CATL와 파라시스가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아직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이고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파라시스가 아닌 다른 공급사로 교체할 계획도 없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물론 한 번의 사고가 크게 보도되었고, 미리 계약한 사항을 전적으로 수정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 사고 조사가 끝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논란이 있는 업체의 배터리를 사용한 것도 벤츠고, 화재가 발생한 차량도 벤츠 차량이기에, 최대한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에 임하고 있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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