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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용량 배터리인데 주행거리가 다르다?… 완성차 업계 판도 바꿀 ‘나노 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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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전기차 급속충전·배터리 수명연장 규명

한국과학기술원(KAIST)
KAIST, 전기차 급속충전·배터리 수명연장 규명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8월 24일,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팀과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팀이 공동으로 상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흑연 음극 구조를 3차원(3D) 디지털 트윈으로 재현해, 급속충전 시 성능·수명이 저하되는 내부 손상 메커니즘을 정량적으로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보이지 않던 ‘배터리 속 손상’을 3D로 꺼내다

리튬이온 배터리 전극은 리튬을 저장하는 흑연 입자, 입자를 결합하는 바인더(고분자 접착제),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기공(빈 공간) 세 가지로 구성된다. 급속충전 시 이 세 요소가 상호작용하며 동시에 문제를 일으킨다.

대표적 손상 메커니즘은 세 가지다. 첫째, ‘리튬 도금(Lithium plating)’으로 충전 속도가 너무 빠르면 리튬이온이 흑연 안으로 삽입되지 못하고 표면에 금속 리튬으로 석출된다. 이는 급격한 용량 저하는 물론 내부 단락·열 폭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 현상이다.

둘째, ‘고체전해질 계면층(SEI)’ 문제다. 충전 시 흑연 표면에 형성되는 이 보호막은 너무 두껍거나 불균일하게 성장하면 이온 이동을 방해하고 내부 저항을 높인다. 셋째, ‘기계적 응력’이다. 충전 시 흑연 입자가 팽창하면서 전극 내부에 응력이 집중되고, 입자 균열과 바인더 박리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 세 현상이 수~수십 마이크로미터(㎛) 스케일에서 동시에, 그리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생해 실험만으로는 ‘어디서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 직접 관찰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KAIST, 전기차 급속충전·배터리 수명연장 규명
게티이미지뱅크

‘얼마나’가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가 핵심

연구팀은 실제 상용 흑연 음극 구조를 기반으로 전극의 ‘가상 쌍둥이(디지털 트윈)’를 구축했다. 흑연 입자·바인더·기공 배치를 3차원으로 재현하고, 전극 두께·공극률·바인더 분포를 변수로 바꿔가며 급속충전 시 리튬이온의 이동 경로, 리튬 도금 발생 위치, SEI 성장 양상, 기계적 응력 집중 부위를 정량적으로 추적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충전 용량이 비슷해 보이는 전극이라도, 바인더와 기공이 전극 내부에 어떻게 분포하느냐에 따라 손상 정도가 크게 달라졌다. 같은 재료, 같은 총량이라도 배치 방식에 따라 ‘오래 버티는 배터리’와 ‘빨리 망가지는 배터리’가 갈린다는 뜻이다.

이강택 교수는 “전극 안의 바인더와 빈 공간을 적절하게 배치하면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면서도 빠르게 충전하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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