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3조 날린 파업… 기아는 막고 ‘이 기록’ 세웠다


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기아 노사가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8월 25일,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12차 본교섭에서 2026년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마련됐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오는 28일 예정돼 있다. 투표를 통과하면 기아는 2021년부터 2026년까지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라는 기록을 이어가게 된다.
현대차와 판박이…’쌍둥이 합의안’의 구조
이번 잠정합의의 핵심은 보상 구조가 현대차와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다. 기본급 10만 원 인상을 비롯해 경영성과금 기본급의 300%에 400만 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에 470만 원, 오토카어워즈 수상 기념 격려금 400만 원 등 세 항목을 합산하면 총 성과·격려금은 400%에 1270만 원으로 수렴한다.
비현금성 보상도 포함됐다. 임단협 타결 격려금으로는 자사주 47주가 지급되며, 8월 25일 종가 기준 총 634만 300원 상당이다. 2026년 최대 생산·판매 목표달성 시 특별 포인트 50만 점도 함께 지급된다. 앞서 잠정합의를 발표한 현대차(기본급 10만 원 인상, 성과·격려금 400%+1270만 원, 자사주 15주, 복지포인트 50만 원)와 기본 구조가 사실상 동일하다. 다만 자사주 물량은 기아가 47주로 현대차의 15주보다 많다.
현대차 파업의 ‘반면교사’…2조 3000억 차질의 경고

이번 극적 타결의 배경에는 현대차 사례가 강력한 반면교사로 작용했다. 현대차는 올해 부분파업으로 약 2조 3000억 원 규모의 매출 차질을 겪은 뒤에야 잠정합의에 도달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례가 기아 노사 모두에게 파업 장기화의 실질적 손실 규모를 명확히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예상한다. 노조 입장에서는 성과 공유의 명분을, 회사 측은 생산 차질 최소화와 무분규 기록이라는 실익을 동시에 확보하는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독일차도 어렵다’…글로벌 위기 속 성과 공유의 명분
기아 측은 이번 합의의 배경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어려운 환경을 직접 거론했다. 기아 관계자는 “독일 등 전통적인 글로벌 차 업계 강호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기아는 내연기관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이르는 풀라인업을 기반으로 판매 증가 등 가시적 성과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성과 보상 외에도 ‘중대재해 예방 및 미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용안정 합의’가 별도로 체결됐다. 안전 문화 정착, 미래 산업 전환 노사 공동 대응, 고용안정 노력 등 중장기 생존 전략까지 한 문서에 담은 패키지 구조다. 사회공헌기금으로는 40억 원을 출연해 지역사회 및 어려운 이웃 지원에 사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