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긴장시키는 현대차… 도시 전체에 ‘아이오닉 5’ 쏟아붓는 이유


국내 최초 ‘도시 전체 자율주행 실증공간’으로 지정된 광주가 오는 11월 자율주행차 200대를 도심에 투입하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2028년 완전 무인운행, 운행 규모 1000대 확대를 목표로 하는 대형 국책 프로젝트다.
도심 전체가 테스트베드…기존 실증과 차원이 다르다
광주 실증도시 프로젝트는 세종시 자율주행버스나 판교·상암의 제한 구간 실증과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국토교통부는 광주 전역을 실증공간으로 지정하고, 현대차 아이오닉 5 기반의 자율주행차 200대를 현대차·오토노머스에이투지·라이드플럭스 3사에 차등 배분했다.
최근 발표된 ‘자율주행 상용화 로드맵’에 따르면, 실증 규모는 단계적으로 최대 1000대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진짜 성과는 데이터’…B200 GPU 1만5000장 필요하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한 것은 ‘데이터’다. 노희옥 광주미래차모빌리티진흥원 단장은 “자율주행 실증도시의 가장 큰 성과는 데이터”라며 “수집된 데이터를 기업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 체계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데이터를 모은 뒤다.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학습하지 않은 데이터는 의미 없는 데이터”라며 “차량 1대당 엔비디아 B200 기준 약 5장의 GPU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차량 규모를 3000대로 가정하면 B200 1만5000장, 장당 TDP 약 1kW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GPU 구동에만 최소 15MW의 전력이 필요한 규모다. 이는 대형 데이터센터 한 곳에 준하는 ‘AI 팩토리’ 수준의 인프라다.
B200은 엔비디아의 Blackwell 아키텍처 기반으로 HBM3e 메모리 최대 192GB, 메모리 대역폭 8.0TB/s, FP8 텐서 연산 성능 약 9000 TFLOPS를 갖춘 현세대 최상위 AI 가속기다. 이천환 전남대 교수는 “실증차 200대 중 5~10대는 지역 기업의 라이다·센서·전장부품 하드웨어 테스트용으로 별도 운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술 끝나고 사업하면 3~4년 날린다”…택시 갈등도 변수

업계는 기술개발과 사업화가 반드시 병렬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지형 대표는 “기술을 다 완성한 뒤 ‘이제 자율주행 서비스를 합시다’라고 하는 순간 3~4년을 까먹는다”며 “정부 지원금과 보조금을 활용해 운수·화물업체와 지금 당장 수익 공유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VC 중심 투자 구조 안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며, 미래가치를 반영한 정부의 전략적 지분 투자 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로보택시 상용화 과정에서 기존 택시업계와의 충돌은 또 다른 뇌관이다. 국토부 AI자율주행혁신팀장은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택시업계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체를 운영 중이며, 2026~2027년 논의를 거쳐 기존 면허·법인 처리 방안에 대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의 성패는 결국 세 가지로 압축된다. 대규모 도심 주행 데이터를 담아낼 GPU·데이터센터 인프라, 지역 부품사를 실증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산업 연계 구조, 그리고 택시업계와의 사회적 합의다. 차량 200대 투입은 출발선에 불과하다. 이 세 가지를 얼마나 빨리 설계하느냐가 광주를 진짜 ‘AI 자율주행 산업 플랫폼’으로 만들지를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