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무섭게 치고 오네”… 현대차가 유럽 시장 지키려 공개한 ‘비장의 무기’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맹추격과 유럽 배터리전기차(BEV)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맞물리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가 소형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유럽 시장 방어에 속도를 내고 있다. EV3·캐스퍼 일렉트릭·EV2에 이어 아이오닉 3와 디 올 뉴 베이온을 잇달아 투입하는 공세적 전략이지만, 시장 성장률을 따라잡지 못한 전체 판매 수치와 중국 브랜드의 압도적 가격 경쟁력은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소형 EV 판매 14% 늘었지만, 시장은 39% 성장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소형 전기차 판매량은 9만7,689대를 기록했다. 2025년 같은 기간(8만5,404대)보다 약 14.4% 증가한 수치다. 소형 전기차 포함 현대차·기아의 전체 소형차 판매는 28만9,261대에 달했다.
그러나 이 수치를 유럽 전체 배터리전기차 시장 흐름과 대조하면 격차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와 업계 집계에 따르면 2026년 1~8월 EU·EFTA·영국을 합산한 배터리전기차 신규 등록은 213만3,364대로 전년 대비 38.8%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의 소형 EV 성장률 14.4%는 시장 전체 성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체 판매(EU 기준 53만4,670대)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해, 전기차 붐 속에서도 현대차·기아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상황이다.

EV3·캐스퍼 일렉트릭·EV2, 판매 견인차로 자리매김
그럼에도 개별 모델의 성과는 고무적이다. 2024년 8월 유럽에 출시된 기아 EV3는 올해 8월까지 누적 10만9,278대가 팔려 현대차·기아 소형 전기차 판매의 핵심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2024년 12월 유럽에 상륙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출시 후 8개월 만에 4만8,824대가 팔렸다.
2026년 1월 브뤼셀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기아의 여섯 번째 전용 전기차 EV2는 같은 해 8월까지 1만7,547대를 기록했다. EV2는 42.2kWh 배터리 기준 최대 317km, 61.0kWh 롱레인지 모델 기준 최대 453km(이상 WLTP 기준)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도심 실용성을 앞세웠다.
내연기관 기반의 기존 모델들도 건재하다. 2004년 출시된 모닝은 2026년 8월 기준 누적 136만2,740대로 현대차·기아 유럽 판매 차종 중 누적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다. i20는 2021년 누적 100만 대를 돌파했으며, 코나와 스토닉도 각각 누적 78만9,918대, 50만6,390대를 기록하며 유럽 소형 SUV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아이오닉 3·디 올 뉴 베이온, 유럽 전략형 신모델 출격 대기

현대차는 기존 라인업에 더해 두 개의 핵심 신모델을 유럽에 투입할 준비를 마쳤다. 첫 번째는 2026년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세계 최초 공개된 소형 해치백 아이오닉 3다. 유럽 시장 전용으로 개발된 이 모델은 E-GMP 플랫폼 기반에 61kWh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496~497km(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DC 급속충전 10~80% 구간을 약 29분에 완충하며, 최대 22kW AC 충전도 지원한다.
차체 치수는 길이 4,155mm, 폭 1,800mm, 높이 1,505mm, 휠베이스 2,680mm로 도심형 콤팩트 해치백에 최적화됐다. 스페인 사전판매 기준 N Line·61kWh 트림의 표시 가격은 3만9,995유로(한화 약 6,400만 원)이다.
두 번째는 2026년 파리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디 올 뉴 베이온이다. 2021년 출시된 1세대의 후속 모델로, 1세대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유럽에서 매년 2만 대 이상 팔리며 B세그먼트(소형)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신형 베이온은 길이 4,245mm, 폭 1,810mm, 높이 1,570mm, 트렁크 용량 440L 규모에 최고출력 138마력, 0→100km/h 가속 10.8초의 사양을 갖췄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 360도 카메라, 전방 충돌 회피 보조, 디지털 키 2.0, 듀얼 12.3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해 소형 SUV의 안전·편의 사양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BYD 163%·체리 251% 급등…중국 브랜드의 파상 공세
현대차·기아가 신차를 쏟아내는 동안 중국 브랜드들은 더 빠른 속도로 유럽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ACEA 집계에 따르면 2026년 1~8월 유럽(EU 기준)에서 BYD는 17만7,752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63% 급증했다. EU·EFTA·영국까지 합산하면 23만4,099대로 144.1% 증가다.
체리그룹(체리·오모다·자코·제투어 포함)은 EU 기준 11만6,318대로 무려 250.9% 폭증했다. 지리그룹도 EU 기준 20만5,047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소형차부터 프리미엄까지 차급별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