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포화 시대? 실입주기업 많은 곳 오히려 ‘활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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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과잉, 고금리 기조에 지식산업센터 인기 감소

은퇴용 투자처 중 하나로 꼽혔던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식산업센터는 한 때 부동산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투자 수단으로 꼽히며 큰 인기를 불러모았지만, 이제는 공급과잉이라는 문에 부딪힌 것입니다.

지식산업센터는 한 건물에 IT(정보기술) 벤처 등 중소기업이 몰려 있는 3층 이상의 집합 건축물로, 과거에는 ‘아파트형 공장’이라 불리기도 했습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아파트형 공장 대신 지식산업센터라는 명칭이 바뀌면서 대기업 계열사와 협력 업체 등이 대거 입주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공급물량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2020년부터 당국이 주택 시장을 규제해 반사 이익으로 인기가 더 높아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임대료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지만 시세 차익까지 생겨난 것입니다.

이렇듯 지식산업센터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증하게 된 이유는 주택 수 산정 대상에서 제외되며 전매제한, 대출규제가 없고 취득세 50%, 재산세 37.5% 감면 등의 세제 혜택까지 있어 상업용 부동산 투자 호황기이던 각광받는 투자처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식산업센터 공실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 간 지식산업센터가 꾸준히 공급되면서 포화 상태에 다다른데다, 경기 침체로 임차인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게 된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금리 인상으로 높아진 이자 부담에 투자처로 각광받던 지식산업센터 시장 또한 전반적으로는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입니다.

모든 지식산업센터가 어려운 것만 아니다… 공급과잉 이슈에도 문제없는 입지 주목

하지만 모든 지식산업센터가 어려운 상황은 아닙니다. 실입주기업 수요가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실입주율이 거의 100%에 달하는 등 공실 부담이 없어 분양이나 매입에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식산업센터의 강남’이라 불리는 서울 성수동 지역입니다. 지역 내에 업무용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실수요가 꾸준히 존재하는데,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중심 한강변에 위치하고 강남이 가까우며, 개발호재들 또한 꾸준히 이어지는 것에 기인합니다.

다만 호황기때는 마이너스 수익률이라는 걸 알면서도 접근하는 투자수요가 있었다면 현재는 확실히 실사용 수요만 움직이고 있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준공한 ‘서울숲 코리아IT센터’는 어려운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대부분의 임차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실수요 강세지역으로 주목 받는 곳 중 하나는 수원 광교 지역입니다.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및 수원 도심과 인접한 입지에 합리적인 가격대로 신규 입주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실제로 이 지역에서 지난 해 말 준공한 ‘광교더퍼스트 수원지식산업센터’의 경우 IT기업, 삼성전자 협력업체 등의 실입주가 이어지며 꾸준히 입주율이 상승하는 모양새입니다.

부천 옥길지구 ‘지식산업센터 벨트’
부천 옥길지구 ‘지식산업센터 벨트’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옥길지구도 주목해 볼 만 합니다. 가산디지털단지, 구로디지털단지, 온수산업단지 및 부천오정물류단지 등 주변 산업단지와의 연계성이 뛰어나 인기가 많으며, 시흥 광명 신도시가 개발될 예정으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 곳에는 부광로를 사이에 두고 목감천을 마주보는 지식산업센터 벨트가 형성되어 있는데, 공급이 몰리지 않고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대부분의 지식산업센터들이 모두 입주율 100%를 기록하는 등 순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지구 내 마지막 지식산업센터인 ‘더플랫폼R’이 사용승인 후 입주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1~2인 또는 소형 기업에 맞춘 스타트업 오피스와 복합 기숙사, 섹션오피스 등 실입주기업에 최적화된 비스포크 공간 설계로, 준공 전부터 매매 또는 입주하려는 임차 기업 들의 문의가 끈임없이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식산업센터 분양 혹은 매매 시 입지, 특화설계, 배후수요에 ‘산업벨트’까지 확인해야

이처럼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인기를 모으는 상품들이 있듯이, 지식산업센터를 선택할 때는 입지, 다양한 특화설계, 배후수요를 통한 상품성 등 여러 가지 강점을 모두 갖춘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디를 선택할지는 수요자의 마음이겠지만, 결국 그 가치는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수도권 입지가 실수요기업들의 발길을 이끄는 제4의 체크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서울 내의 지식산업센터들이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높고, 다른 산업단지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의 단점 또한 가지고 있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수도권 신규 택지지구 신규 지식산업센터들이 속속 공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부동산 리서치 업체 경제만랩 오대열 리서치팀장은 “지식산업센터 시장 자체는 힘든 상황이지만 그 중에서도 옥석가리기는 진행되고 있다”라며 “특히 서울과 바로 인접한 핵심입지 지식산업센터의 경우엔 서울보다 임대료는 낮고 인프라는 편리하게 공유할 수 있어 보금자리를 마련하려는 기업들의 실입주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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