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파리바와 HSBC의 500억원대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던 금융감독원이 추가 조사를 벌인 결과 또 다른 글로벌 투자은행(IB) 7개사에서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발견했다. 규모는 전보다 3배가량 많은 1500억원대다.
6일 금융감독원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 14개사를 조사한 결과, 9개사에서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불법 공매도란 무차입 공매도로 주식을 빌려오지 않았음에도 매도 주문을 냈다는 뜻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A·B사는 24개 종목에 대해 1168억원 규모로, C·D·E·F·G사는 20개 종목에 대해 388억원 규모로 무차입 공매도를 했다. 특히 A·B사는 올해 1월 금감원이 불법 공매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5개 종목에 대해 540억원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는데, 조사 진행 과정에서 불법 공매도 혐의가 추가로 발견됐다.
글로벌 IB에서 무차입 공매도가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4가지다. 첫 번째는 빌려준 주식의 반환 절차 미흡이다. 외부에 대여하거나 담보로 제공된 주식은 처분이 제한돼 반환이 확정된 후에 매도 주문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IB는 반환이 확정되기도 전에 매도 주문을 냈다.
두 번째는 주식을 확실히 빌려오지 않아서다. 요청 수량보다 더 적은 주식을 빌리거나, 빌려오지 않은 주식에 대해 충분한 수량이 차입됐다고 착각해 매도 주문을 제출하는 경우다.
세 번째는 내부 잔고관리 미흡이다. 내부 부서 간 주식을 빌려주고 빌리는 과정에서 소유 주식이 중복 계산되면서 이미 빌려준 주식을 타 부서에서 매도하는 식이다.
마지막 네 번째는 수기 입력 오류다. 차입한 수량을 잘못 입력하거나 보유 잔고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제출한 경우다.
앞서 지난해 불법 공매도를 하다가 적발된 BNP파리바와 HSBC는 과징금 265억원을 부과받았고 검찰에 고발 조치됐다.
금감원은 해외 소재 글로벌 IB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위해 홍콩 등 해외 금융당국과 국제 공조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달 중 홍콩 주요 글로벌 IB와의 현지 간담회를 통해 한국의 공매도 제도와 전산시스템 개선 추진 사항을 설명할 것”이라며 “위반이 확인된 글로벌 IB에 대해 신속하게 제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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