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쉽지 않네…공모주 상장 첫날 성적표는?

23
IPO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달성 종목이 연이어 등장하던 올해 초와 달리 최근 따따블 종목이 자취를 감췄다. 게티이미지뱅크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종목이 사라졌다. 따따블 달성 종목이 연이어 등장하던 올해 초와는 다른 분위기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종목(스팩 제외) 19곳 가운데 우진엔텍과 현대힘스를 제외한 17개 종목은 상장 당일 따따블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3일 상장한 민테크는 상장 첫날 공모가(1만500원) 대비 22.67% 오른 1만28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50%대로 오르기도 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폭이 줄었다.

공모가 대비 종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에 그치는 사례가 올 들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일 상장한 디앤디파마텍과 지난달 30일 상장한 제일엠앤에스도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 종가 상승률이 각각 10.61%, 22.73%에 그쳤다.

지난 2월 상장한 1분기 IPO 대어 에이피알은 공모가가 25만원에 책정되면서 따따블 달성 시 황제주(1주당 100만원이 넘는 종목) 달성 기대감도 형성됐지만 상장 당일 종가는 공모가 대비 27% 오르는 데 그쳤다.

에이피알의 부진 이후 IPO 시장에 등장한 오상헬스케어(46.75%), 삼현(56.67%)도 상장일 주가 상승률이 100%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1월 우진엔텍과 현대힘스가 상장 당일 300% 오르면서 따따블을 기록했던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상장 당일 공모주들의 성적은 저조한 반면 기관 수요예측에서의 공모가 책정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업계에서는 따따블 종목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원인으로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최종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했다. 가격 제한폭이 300%로 확대된 이후 기관 투자자들은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희망 범위를 크게 초과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모주의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기관의 청약 경쟁 과열로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면서 투자자들은 불안해할 수 있다”며 “가격 메리트가 낮다고 판단해 투자자들이 상장 당일 매도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면서 정작 상장일에는 주가 상승률이 크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기준 올해 상장 기업이 모두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했는데 이러한 현상이 연속 4개월 이상 발생한 것은 IPO 시장 호황기였던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이라며 “수요예측에서 IPO 호황기 수준의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주가 변동폭 확대 이후 공모주 수익성이 커지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따따블 종목이 실종되면서 IPO 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오는 8일 상장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올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달 일반 청약에서 22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약 25조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은 바 있다. 앞서 지난달 16~22일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올해 상장 기업 중 유일하게 공모가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지 않았다. 공모가 희망 밴드 상단인 8만3400원에 공모가를 확정하면서 공모가 기준 상장 시가총액은 3조7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대어급 IPO 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이달 HD현대마린솔루션을 필두로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5월 IPO 시장의 예상 공모금액은 9000~9900억원대로 최근 5년 평균 공모금액인 6517억원 대비 큰 폭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1
0
+1
0
+1
0
+1
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