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물산 패션 ‘에잇세컨즈’, 러시아 시장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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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루=김형수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러시아 패션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지난 2012년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의 주도로 론칭한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내세워 현지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이 사장의 경영 일선 복귀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7일 러시아 유력 경제매체 코메르산트(Kommersant)는 러시아 유통기업 LR리테일(LR Retail)이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손잡고 에잇세컨즈 러시아 론칭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LR리테일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인 아비아파크(Aviapark)와 오세아니아(Oceania)에 각각 매장을 오픈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특히 LR리테일은 러시아 억만장자 사업가 아르카디 로텐베르그가 사실상 운영하고 그의 자녀들이 쇼핑몰인 아비아파크와 오세아니아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R리테일은 이미 에잇세컨즈를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의 ‘대항마’로 삼는 마케팅 전략도 세우고 관련 도메인과 SNS 계정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니클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지난 2022년 3월 현지 영업 중단한 바 있다. 유니클로는 러시아에 50여개 매장을 운영했었다. 

안나 렙삭-클레이만스 러시아 패션컨설팅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소비자들은 유니클로가 현지 시장에서 철수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에잇세컨즈가 뛰어난 기술력, 합리적인 가격으로 러시아에 론칭할 경우 승산이 있다”고 전했다.

에잇세컨즈 러시아 진출 추진은 이 사장의 경영 복귀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 사장은 지난달 초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맡으며 경영 활동을 재개했다. 이는 지난 2018년 12월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자리에서 물러난 지 5년여 만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에잇세컨즈를 글로벌 영토 확장에 재시동을 거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SPA 특성상 글로벌 사업이 성장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꼽힌다.

특히 중국은 2019년 철수 이후 5년 만에 재진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에 이어 중장기적으로 동남아시아 진출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앞서 지난 2022년 베트남 호치민시 인근 동나이성 소재 쇼핑몰에 에잇세컨즈 매장을 열었다.<본보 2020년 10월 7일 참고 '이서현의 야심작' 에잇세컨즈, 베트남 SPA 시장 공략 첫 발> 

러시아 패션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시장성도 높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오는 2029년 러시아 패션 시장 규모가 155억7000만달러(약 21조13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84억1000만달러(약 11조4140억원) 규모인 현지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3.11%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온라인쇼핑 활성화, 1인당 GDP 증가 등이 시장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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