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돈 보내는데…은행 ATM 수수료 ‘엿장수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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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무료, 어디선 1000원 넘기도

“운영 손실 우려” 은행도 속앓이 왜

서울 시내에 시중은행 자동화기기들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시중은행 자동화기기들이 늘어서 있다.ⓒ 연합뉴스

은행 자동화기기(ATM) 송금 수수료가 은행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영업 종료 후에는 수수료가 더 붙으면서,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의 불편은 가중되는 현실이다.

다만 은행들 입장에서는 운영 상 손실 우려에도 서비스 차원에서 ATM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인 탓에 수수료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와 씨티은행을 제외한 16개 은행들은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때 타행 이체수수료를 매기고 있다.

이체액이 10만원일 경우 수수료는 500~1000원에서 1000만원일 경우 800~1200원 수준으로 오른다.

ATM 송금 수수료는 은행 영업 마감 이전과 이후 차이가 있었다. 대도시를 거점으로 하는 시중은행이 비교적 저렴했고, 지방은행의 수수료가 높았다. 다만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이 마감 전, 후 각각 600원과 500원의 수수료를 매기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NH농협은행(500·800원) ▲신한은행(500·600원) ▲우리은행(500·750원) ▲SC제일은행(800·1000원) ▲하나은행(500·600원) ▲Sh수협은행(700·950원) ▲DGB대구은행(500·750원) ▲BNK부산은행(800·1000원) ▲광주은행(500·700원) ▲제주은행(600·700원) ▲전북은행(600·800원) ▲BNK경남은행(700·1000원) 순이었다.

ATM에서 돈을 인출할때도 수수료는 붙는다. 은행연에 따르면 은행들은 모두 영업 마감 전 같은 은행 ATM기에서 인출시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지만 인터넷은행 3사와 산업·기업·씨티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마감 후 500~6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은행을 제외한 16개 은행들 중 다른 은행의 자동화기기에서 인출 시 수수료를 면제하는 곳은 없었다. 이들은 적게는 600원에서 1000원의 인출수수료를 적용 중이다.

모바일 뱅킹,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금융을 손쉽게 이용하는 세대와 달리 고령층 등 금융 취약계층에겐 자칫 부담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의 자동화기기 송금 수수료가 모두 동일하면 담합으로 보일수 있다”며 “각 은행의 상황에 맞게 수수료를 책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은행들은 ATM 수수료로 취할 수 있는 이익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ATM 한 대 당 구입·설치 비용 1000만원 안팎이다. 은행이 받는 ATM 수수료는 건당 700~1200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수요 대비 유지·보수 비용면에서 수익에 큰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ATM을 통해 처리된 금액은 14조7479억원이다. 월간 기준으로 2005년 2월 이후 19년 만의 최저치다. 2021년 월 20조원 벽이 무너진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때문에 은행들은 모바일, 인터넷 뱅킹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는 와중 ATM 수수료마저 줄이거나 없애기는 곤란하다는 설명이다.

은행 관계자는 “ATM기의 유지비용을 생각했을 때 현재 이용 수준으로는 대다수 기기에서 손실이 나고 있다”며 “모바일,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금융을 이용하시는 고객들이 늘고 있어 사실상 ATM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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