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마늘, 이상기후에 수확량 ‘풍비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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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한 대형마트에 깐마늘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 서울 한 대형마트에 깐마늘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올해 이상기후로 인한 제주도 마늘 기형·썩음 현상이 증가하면서, 제주도 마늘 농가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투데이코리아>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도 마늘 농가에서 줄기가 성장을 멈추지 않고 2차 성장함으로 마늘쪽 개수가 두 배 이상 많아지는 ‘벌마늘’과 마늘쪽이 생산되지 않는 ‘스펀지마늘’이 크게 늘면서 생산량과 상품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기형 마늘 증가 등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이상기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마늘의 주요 원산지 중 한 곳인 제주도의 경우 올해 2월부터 3월 사이 잦은 비와 평년 대비 높은 기온 그리고 3월 말부터 4월 초순 사이 일조량 부족 등이 반복되면서 기형뿐만 아니라 썩음 현상을 보이는 마늘도 크게 늘었다.

도가 지난달 중순 마늘재배 밭에 대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마늘의 2차 생장 피해 발생률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년 피해가 5%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수치다.

특히 올해 마늘재배 면적은 농가 고령화로 인해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12% 줄어 1088ha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달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마늘 2차 생장 피해에 대해 이상기후에 따른 농업재해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지원과 정부 수매를 요청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2일 제주를 방문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에게 마늘피해를 농업재해로 결정해달라고 부탁했고, 농식품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10일까지 읍면동에서 마늘피해 신고받은 뒤 13일까지 신고 필지에 대한 현장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

또 정부와 제주도, 농협은 10일 주산지협의체를 열고 제주마늘채소 가격안정제 자금을 활용해 보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해당 협의체 자금은 정부가 30%, 지방비 30%, 농협중앙회 경제지주 10%, 주산지 농협 30%로 약 49억원이 마련돼 있다. 

다만, 재난지원금은 ha당 농약대 250만원과 대파대 550만원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 마늘재배 농가는 올해 마늘이 1kg당 최소 4500원의 생산비가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농약대로 250만원을 받으면 3.3㎡당 833원밖에 지원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재배 농가들이 농약대로 채소가격안정 자금을 받으면 최소 생산비에 못 미쳐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란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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