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주거 빌라 공급 ‘뚝’…전세대란 나비효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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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비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 36%, 전세사기 후폭풍

아파트 전세난 진행 중, 서울 51주 연속 가격 상승

비아파트 착공 31% 감소, 전세시장 혼란 부채질

전세사기 등 보증금 미반환 사태로 촉발된 비아파트 전세시장 및 공급 위축이 향후 주택시장 전반의 전세대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데일리안 DB 전세사기 등 보증금 미반환 사태로 촉발된 비아파트 전세시장 및 공급 위축이 향후 주택시장 전반의 전세대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데일리안 DB

전세사기 등 보증금 미반환 사태로 촉발된 비아파트 전세시장 및 공급 위축이 향후 주택시장 전반의 전세대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파트 시장의 경우 2~3년 후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마저 쪼그라들면서 수요를 분산시키지 못해 전세가격이 고공행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51주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는 한동안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9732건으로 매물이 가장 많았던 지난해 1월 12일(5만5882건) 대비 46.8% 감소했다.

반면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은 전세에서 월세 위주로 재편됐다.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의 빌라와 단독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6만6170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전세 거래량은 2만40002건인 36.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이후 임차인들이 월세로 계약을 전환하거나 아파트 전세로 눈을 돌리면서 전세 거래 비중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비아파트 전세시장이 망가지면서 공급여건도 크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실거주보다 투자 목적으로 분양을 받는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택 특성상 임차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미분양이 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월세보다는 전세 보증금으로 주택 구입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만큼, 전세 수요가 분양 흥행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를 살펴보면 올해 1~3월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8535가구로, 1년 전 1만3784가구 대비 3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착공 물량은 1만1025가구에서 7566가구로 31.4% 줄어들었다. 이는 아파트보다도 크게 악화된 수치다. 아파트의 올해 1~3월 인허가 물량은 6만6023가구, 착공 물량은 3만7793가구로 1년 전 대비 각각 20.3%, 18.1% 감소했다.

임대차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돌아가는 점을 고려하면 몇 년 뒤 신축 아파트 부족으로 전세매물이 감소할 때, 수요를 분산시킬 비아파트 주택도 공급 부족을 겪으며 전세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전세시장은 심각하다. 아파트가 적게 지어지면 빌라나 오피스텔로 수요가 옮겨가게 되는데, 비아파트 마저도 공급되지 않는 악순환이 펼쳐지고 있다”며 “투자 목적의 비아파트 주택은 초기에 전세 세입자를 구해야 주택 매입 자금 부담이 덜한데, 월세나 반전세 위주로 전환되다 보니 분양률이 떨어지게 되고 결국 빌라를 짓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도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이 0개인 곳이 나올 정도로 아파트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비아파트 전세 시장부터 회복이 돼야 단계적으로 빌라나 오피스텔 착공도 확대되고 향후 아파트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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