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파멸적 소비? 비난보다 이해가 먼저
![[사진=셔터스톡]](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6/CP-2024-0163/image-bdeba20f-b7f2-4b7f-a780-50df53e5ac69.jpeg)
어른 세대는 Z세대가 최신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공연을 보고 일본 여행을 떠나는 데 돈을 쓰는 걸 두고 비난한다. 그런데 한 금융 행동 전문가의 시각은 다르다. 지위 과시형 소비는 지극히 정상이라는 것이다.
“제가 20대였을 때는 그랬죠. 페라리만 있으면, 대저택만 있으면 좋겠다고요.” 모건 하우절(Morgan Housel)은 포춘(Fortune)에 이렇게 말했다. “돌이켜보면 제가 그걸 그렇게 원했던 이유는 세상에 내놓을 게 아무것도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하우절은 베스트셀러 『더 사이콜로지 오브 머니(The Psychology of Money)』로 알려져 있다. 믿음·행동·감정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해부한 책이다. 그는 신간 『디 아트 오브 스펜딩 머니(The Art of Spending Money)』에서 ‘지출의 심리’를 풀어냈다.
하우절은 오늘의 청년은 큰 장벽과 맞서고 있다고 판단했다. 높은 생활비, 실업, 정체된 임금. 부모 세대가 경험한 ‘어른의 이정표’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소비 습관을 ‘둠 스펜딩(doom spending)’이라 부른다. 하지만 하우절의 생각은 다르다. 핵심 이유는 하나. 아직 삶의 ‘목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령 하우절의 ‘목적’은 아버지이자 존경받는 남편이 되는 일이었다. 그 나침반이 생기자 화려한 차와 물건에 대한 열망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었다. “물질적인 것에 대한 제 욕망은, 세상에 제가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는가와 반비례합니다.”
반대로 Z세대의 좌절은 결혼·가정처럼 삶의 이정표를 달성할 돈이 없다는 데서 온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반려동물에 아낌없이 쓰거나, 일요일 아침 스타벅스 ‘베어리스타(Bearista)’ 컵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작은 사치에서 위안을 찾는다.
하우절은 지출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라고 말했다. 누구에게나 맞는 정답은 없다. 다만 ‘무엇에’ 쓰는지가 차이를 만든다. 삶에서 중요한 교훈을 아직 배우지 못했다면 지출의 대부분이 물건에 쏠리기 쉽다.
무절제한 소비는 빚에 시달리는 20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백만장자에게도 흔하다. 예컨대 스케일 AI(Scale AI)의 30세 억만장자 창업자 루시 궈(Lucy Guo)는 지금도 쉬인(Shein)에서 옷을 사고 혼다 시빅(Honda Civic)으로 출근한다. 하지만 정상에 오르기 전에는 불필요한 소비를 했다고 인정했다. 명품 옷·고급차에 돈을 쓰는 백만장자들이 있다면 대개 다른 결핍을 보완하려는 신호다.
궈는 포춘에 이렇게 말했다. “명품 옷이나 멋진 차에 돈을 펑펑 쓰는 사람들, 기술적으론 ‘백만장자’ 급이에요. 그들의 친구는 수백만·수십억 달러 부자들이고, 상대적 박탈감이 들죠. 그래서 ‘봐, 나도 성공했어’라고 과시하고 싶은 거예요.” 검소함을 택한 억만장자는 궈만이 아니다. 워런 버핏(Warren Buffett)처럼 천문학적 자산에도 평범한 일상을 고집하는 이들도 있다.
/ Jessica Coacci &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