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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악몽 ‘고용 없는 성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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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GDP 수치는 크리스마스 직전에 나왔다. 겉으로는 좋은 소식처럼 포장돼 있었다. 미국 경제는 3분기 4.3% 성장했다. 경제학자 예상도 크게 웃돌았다. 소비는 이례적으로 강하게 늘었고, 기업은 1660억 달러의 자본이익을 챙겼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은 “트럼프 경제 황금기가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일자리가 빠졌다”고 반박했다. 올해 채용은 멈춘 듯했고, 실업률은 4.6%까지 올랐다. 연준 의장 제롬 파월도 최근 통계가 고용 증가를 과대평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통 회복 국면에선 GDP가 먼저 오르고, 채용이 늘고, 임금이 따라붙고, 소비가 커진다. 그런데 이번 분기는 순서가 뒤집혔다. 일자리가 늘지 않는데 소비가 먼저 뛰었다. ‘무고용 성장’의 퍼즐이 생긴 이유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에선 스태그플레이션 같은 모습이 나타나는데 성장률은 그렇지 않다”며 “결국 뭔가가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첫째, 소득 증가 없이 소비가 늘었다. 3분기 실질 가처분소득은 사실상 0% 성장이다. 구매력은 늘지 않았다. 그런데도 가계는 저축을 깎거나 신용을 쓰거나, 미룰 수 없는 비용을 떠안는 방식으로 소비를 이어갔다.

GDP 보고서가 가리킨 압력의 중심은 서비스, 그중에서도 의료였다. 미국인은 지난 분기 2022년 오미크론 유행 이후 가장 많은 의료비를 썼다. 외래 진료, 병원 서비스, 요양시설 지출이 빠르게 늘었다. 고령화와 의료비 상승이 배경이고,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확산도 비용을 밀어 올렸다.

이 소비는 ‘기분 좋은 지출’이 아니었다. 미루기 어려운 필수 지출이었다. 의료비, 보험료, 보육비, 돌봄 비용이 늘어날 때 가계가 보여주는 건 자신감이 아니라 ‘버티기’다. 실질 소득이 제자리인 만큼, 비용은 임금이 아니라 저축 감소와 다른 지출 축소로 메워진다.

스웡크는 2026년 초 환급 확대와 원천징수 변화로 현금이 일시적으로 늘면 소비가 잠깐 들뜰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그는 이를 “설탕 같은 단기 부양”에 비유했다. 근본 문제인 고용 부진과 실질 소득 정체를 해결하진 못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미 높은 서비스 물가 위에 자극이 더해지면 물가 압력이 더 끈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둘째, 경제가 하나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제는 K자형으로 갈라지고, 위쪽의 탄력이 아래쪽의 취약성을 가린다. 이번 GDP 보고서에서도 소비 급증과 함께 기업이익이 1660억 달러 늘었다. 반면 투자는 줄었고, 기업들은 팬데믹 시기 쌓아둔 재고를 줄이며 몸을 가볍게 했다.

기업들은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늘리거나 채용을 확대하지 않는다. 대신 마진을 뽑고 비용을 관리하며 ‘기다리는’ 모드에 들어가 있다. 스웡크는 “기업이 채용 없이 성장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생산성 개선이 “AI라기보다, 채용을 주저하며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하는 결과”라고 했다.

K의 한쪽에는 자산을 가진 고소득층이 있다. 주식시장 강세, 높은 집값, 늘어난 기업이익이 이들의 소비를 지지한다. 다른 한쪽에는 노동자와 저소득·중산층이 있다. 이들의 소비는 자신감이 아니라 제약에 의해 좌우된다. ‘구매 여력 위기’가 계속되는 이유다.

레저 서비스는 아직 밝은 지표로 보이지만, 이 역시 고소득층이 떠받친다. 스웡크는 8월 휴가 활동이 통계상 두 번째로 낮았다고 짚었다. 2020년 8월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항공과 호텔의 프리미엄 수요는 남아 있지만, 점점 더 위쪽에만 집중되고 있다.

스웡크는 “성장을 고용 증가에서 떼어내면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자산 효과에 기대는 소비는 시장이 흔들리면 빠르게 꺾일 수 있다. 그는 “AI의 진짜 영향이 본격화되기도 전인데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 글 Eva Roytbu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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