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강 군대 되겠다”… 독일, 건군 이래 최대 군비 확장 선언에 전 세계 ‘술렁’

독일이 군대를 3배로 키운다. 2차 대전 패전국이자 80년간 군사적 자제를 상징하던 나라가 “2039년까지 유럽 최강의 재래식 군사력을 갖추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독일 국방장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는 22일 베를린에서 건군 이래 최대 규모의 군사 전략 문서 패키지를 공개하며 “이 역사적 국면에서 군사 전략이 이토록 필요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전략 문서의 제목부터 ‘유럽에 대한 책임(Verantwortung für Europa)’이다.

숫자가 말해준다. 현역 18만 5,420명을 26만 명으로 늘리고, 예비군은 6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3배 이상 폭증시킨다. 합치면 46만 명의 전투 가용 병력이다. 3단계 로드맵으로 2029년까지 급속 증강, 2035년까지 전력 확대, 2039년까지 기술 중심 완성이 목표다.
모병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징병제를 부활시킬 수 있는 조항까지 올해 1월부터 법제화됐다. 독일에서 ‘징병’이라는 단어가 법률에 다시 등장한 것 자체가 냉전 이후 처음이다.

핵심은 ‘장거리 타격 능력’이다.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독일은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이 사실상 제로에서 시작한다”고 인정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 드론 전력과 함께 장거리 타격이 최우선 과제로 지정됐다. 전차 몇 대, 전투기 몇 기라는 구식 장비 수량 기준 대신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느냐”는 능력 기반 모델로 전환한 것도 파격이다.
러시아를 1순위 위협으로 명시했고, NATO 영토·중동·인도태평양을 하나의 연결된 안보 공간으로 보는 ‘단일 전구 접근법’을 새 교리로 채택했다. 피스토리우스는 기밀 위협 평가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푸틴을 우리 메일링 리스트에 추가하는 꼼수는 안 부리겠다”고 농담했다.

예비군도 완전히 달라진다. 그동안 비상시에만 동원하는 2선 전력으로 취급받던 예비군이 현역과 “동등한 지위”로 격상됐다. 위기 시 독일을 동맹군의 동진 거점이자 병참 허브로 운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153개 탈관료주의 조치와 580개 실행 단계를 담은 현대화 의제(EMA26)까지 발표됐다. 모든 내부 규정에 자동 만료일을 부여하고, AI를 행정 업무에 전면 도입한다. 독일군의 악명 높은 관료주의를 뜯어고치겠다는 것이다.

왜 지금일까. 답은 두 가지다. 러시아와 이란이다. 네덜란드 군사정보기관(MIVD)은 같은 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 종료 후 1년 내 NATO 대상 지역 분쟁을 수행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냈고, 이란전으로 중동 방공 시스템 수요가 폭증하면서 글로벌 무기 생산 능력이 압박받고 있다. 피스토리우스도 “돈은 있고 조달도 시작했지만, 모든 변수를 통제할 수는 없다”고 인정했다.
2차 대전 이후 “다시는 군대를 키우지 않겠다”던 나라가 유럽 최강을 선언한 건, 그만큼 유럽이 위험하다는 뜻이다.
출처
Defense News (2026.4.22) — “Germany unveils strategy for becoming Europe’s strongest military by 2039”
Defense News (2026.4.22) — “Russia could be ready for NATO conflict year after Ukraine, Dutch warn”
Bundesministerium der Verteidigung — “Grundlagendokumente zur strategischen Ausrichtung” 공식 문서
Al Jazeera (2026.4.24) — “How long can Iran survive the US’s Hormuz blockade?” (방산 생산 압박 맥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