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로 엔비디아 토큰 산다”…8000억 ‘노는 달러’ 깨운 이 회사
[스타트UP스토리 플러스(+)]박정현 비브리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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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래소에 아무런 이자도 받지
못하고 그냥 잠자고 있는 테더(USDT) 자금만 8000억원에 달합니다. 이렇게 놀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복잡한 계좌 개설 없이 미국 우량 주식과 ETF(상장지수펀드)로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게 ‘달러파킹’입니다.”
박정현
비브리지 대표는 최근 피버팅(사업구조 전환)해 시작한 달러파킹 서비스를 이같이 소개했다. 2020년 8월 설립된 비브리지는 AI(인공지능) 기반 동영상 강의 필기 서비스 ‘슬리드’를 운영해왔다. 이후 B2B(기업간 거래)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으며,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투자 솔루션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박 대표는 “원화 중심의 전통적인 투자방식을 넘어 글로벌 활용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자산 운용을 돕는 솔루션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 출장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환경을 직접 접한 것이 사업 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는 와이콤비네이터 같은 투자사가 스테이블코인으로 투자금을 지급한 사례도 있다”며 “결제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하나의 자산 배분 수단으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브리지는 글로벌 실물자산 토큰화(RWA) 시장 1위 사업자 온도파이낸스(Ondo Finance), 미국 기반 토큰화 증권 발행사 디나리(Dinar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달러파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는 9개 국가 언어로 제공되며 아시아 전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환율’에 주목해 발견한 스테이블코인 투자
달러파킹 서비스의 핵심 고객은 테더를 보유한 개인투자자다. 지난해 말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환테크와 자산 방어를 목적으로 테더(USDT)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매수하는 고액자산가와 개인투자자가 크게 늘었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이를 지갑에 보관하는 것 외에 마땅한 활용처가 없는 실정이다.
박 대표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사람에게 이를 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내놓고 싶었다”며 “달러파킹에서는 실물 주식 가치를 그대로 따르는 디지털 토큰(RWA)을 가상자산 지갑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해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식과 S&P500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토큰화한 자산에 투자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비브리지의 핵심 기술은 주문 최적화 알고리즘이다. 이용자가 종목과 금액을 고르면 자체 AI 알고리즘이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유동성과 시간대 조건을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가격 체결을 돕는다. 박 대표는 “해외 서비스에 직접 접속해 스테이블코인을 투자할 수도 있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겪는 불편함과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개인 맞춤형 AI 금융 어드바이저로 진화할 것”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투자방식인 만큼 비브리지는 서비스 초기 신뢰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금융 서비스의 핵심은 결국 신뢰”라며 “사용자의 자산을 직접 보관하지 않는 비수탁 구조를 채택해 거래소 파산이나 해킹으로 인한 출금 중단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고 말했다.
달러파킹을 통해 매수한 주식 토큰은 서비스가 아닌 이용자 개인의 메타마스크 지갑에 보관된다. 비브리지는 서비스의 귀책 사유로 시스템 오류나 보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에게 피해를 보상하는 프로그램도 도입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단순한 주문 중개 앱에 머무르지 않고 개개인의 삶의 목표에 맞춘 AI 자산운용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는 사용자가 일일이 공부하지 않아도 AI가 개인의 리스크 성향과 자산 목표에 맞는 최적의 투자의사 결정을 내려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블록체인 위에서는 주식, 채권, 원자재 등 모든 토큰화 자산의 거래 내역과 유동성이 투명하게 공개되므로 AI가 훨씬 정교하고 투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비브리지는 웹3 전문 벤처캐피털(VC) 해시드가 주관하는 ‘프로토콜캠프 9기’에 참가해 지난 21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파이널 데모 데이’에서 15개 참가팀 중 1위를 차지했다. 프로토콜캠프는 해시드와 샤드랩이 공동 설계한 블록체인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 12주간 멘토링과 기술 자문을 제공한다. 비브리지는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국내외 및 아시아권 투자사를 대상으로 약 20억원 규모의 프리A 브릿지 라운드 투자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확보한 자금은 서비스 신뢰도 제고와 보상 한도 설정, 글로벌 마케팅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글로벌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자산을 불릴 수 있도록 돕는 개인 맞춤형 AI 금융 어드바이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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