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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굿뉴스’ 변성현 감독 “은은하게 돌아있는, 이상한 영화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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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이상한 영화가 콘셉트였어요. 우리끼리 ‘은은하게 돌아있자’가 캐치프레이즈였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굿뉴스’를 연출한 변성현 감독이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마음에 새겼던 태도를 설명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변 감독은 “가진 능력을 전부 쏟아부었다”며 “최근에 ‘킹메이커’를 다시 봤는데 제 생각을 관객에게 강요한다는 느낌이 들어 부끄러웠다. 이번엔 하고 싶은 말을 보다 은유적으로 풀어내 관객들에게 생각거리를 던지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는 만족한다”고 고백했다.

21일 맥스무비와 만난 변성현 감독은 “블랙코미디를 예전부터 하고 싶었는데 두려웠다”고 했다. 그는 “블랙코미디는 장르적인 충성도가 높거나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장르는 아니다. 감독들 사이에서는 ‘진짜 선수들만 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겁이 나서 안 하다가 여섯 번째 장편인 만큼 시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 힘들었지만 재밌었다”고 돌아봤다.

지난 17일 공개된 ‘굿뉴스’는 정체불명의 해결사 아무개(설경구)와 공군 중위 서고명(홍경)이 납치된 비행기를 어떻게든 착륙시키려고 납치범들을 회유하고 승객을 구하려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1970년 3월 일본 공산주의동맹 적군파가 민항기 요도호를 납치해 북한으로 망명하려 한 ‘요도호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는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사건을 해결해 국제 사회와 일본에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한국 중앙정보부의 부장 박상현(류승범)은 아무개를 압박하고, 아무개는 입신양명을 꿈꾸는 공군 중위 서고명을 이용해 비행기와의 교신 작전을 세운다. 이들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비행기를 서울에 착륙시키려는 긴박한 상황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냈다. 

변성현 감독은 영화의 출발은 ‘요도호 사건’이 아니라 본인이 만든 트루먼 셰이디의 명언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굿뉴스’는 아무개가 인용하는 트루먼 셰이디의 말인 “진실은 간혹 달의 뒷면에 존재한다. 그렇다고 앞면이 거짓은 아니다”를 작품의 시작과 끝에 내세우며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세상을 풍자한다. 감독은 “이 말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며 “요도호 납치 사건은 원래부터 알고 있었는데, 이 말의 의미와 가장 잘 맞는 사건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많이 느끼고 있는 지점인데 제가 믿었던 이야기가 거짓이기도 하고, 거짓은 아니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처럼 어딘가 떨떠름한 내용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명언은 사람들이 믿는, 권위 있는 말이잖아요. 그조차 거짓말로 설정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면 어떨까 했죠. 극 중 인물들은 납치범들을 설득해 김포를 평양이라고 ‘믿게끔’ 하는데, 그 행위가 이 명언과 비슷하다고 봤죠.”

‘굿뉴스’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 “요도호 사건에 대한 일본 배우들의 반응은?”

하이재킹이 벌어지고 이를 수습하려는 극 초반은 야마다 타카유키, 시이나 깃페이, 카사마츠 쇼, 야마모토 나이루, 히이라기 히나타 등 일본 배우들이 이끌어간다. 이들은 25분가량 사건의 긴장감을 이끌며 영화의 서두를 강렬하게 장악한다.

변성현 감독은 “자국에서 충분히 훌륭한 배우들도 한국영화에 나오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그 점을 유의했다”며 “일본 배우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일본에서는 이럴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계속해서 물어봤다. 한국영화에 일본 배우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서 만든 영화로 보였으면 했다. 카사마츠 쇼 배우가 한국어를 수준급으로 해서 일본 배우들과의 소통을 많이 도와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밝혔다.

“특히 걱정했던 건 일본 배우와 한국 배우들이 만났을 때였어요. 어떤 배우가 ‘일본에서는 저 말을 들었을 때 그렇게 리액션 하지 않는다’고 했고, 그랬을 때 저는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봤죠. 그래서 중간에 시나리오도 많이 고쳤어요. 일본 배우들의 연기가 자연스러웠다면 그 점이 유효하지 않았을까 해요.”

‘요도호 사건’을 재해석한 ‘굿뉴스’에 대한 배우들의 반응에 대해 변성현 감독은 “실제 배우들은 시나리오를 보고 사건을 찾아봤다고 하더라”면서 “본인들이 태어나기 전에 있었던 일이라 어렴풋이 들어본 기억은 있는데 명확하게는 몰랐던 것 같다. 다행히 이 이야기를 재미있어했다. 야마다 타카유키 배우는 일본에서는 관료주의를 비꼬거나 풍자하는 영화들이 많이 없는데, 그런 점에서 더 흥미로워했다”며 설명했다. 

공개 이후 ‘굿뉴스’는 사상 초유의 하이재킹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유머와 아이러니로 풀어낸 변성현 감독 특유의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위트 있는 풍자,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다채로운 인물들의 조화로운 앙상블로 호평을 받고 있다. 묵직한 실제 사건을 개성 있는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극 중 남한의 서고명과 북한 관제사 려돌찬(박해수)이 납치된 여객기의 교신을 차지하려는 장면은 서부극으로 묘사하며 웃음을 안긴다. 여기에 코미디를 위해 다양한 수단으로 일본 만화 ‘내일의 죠’가 중요하게 등장하며 장면을 환기한다. 변 감독은 서부극 장면에 대해 “‘너무 나간 것 아니냐’며 스태프들의 반대가 있던 장면”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빨리 버튼을 눌러야 하는 걸 서스펜스로 만들어야 했다. 땀방울이나 초시계 등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장치가 있지만 그렇게 하기 싫었다”면서 “그때의 긴장감을 웨스턴 무비가 줄 수 있고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촬영할 때는 스태프들도 즐거워 했다”고 이야기했다.

변성현 감독은 배우 설경구와 ‘불한당’부터 ‘킹메이커’ ‘길복순’에 이어 이번 ‘굿뉴스’까지 함께 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제가 설경구의 영화 아버지? 작은 삼촌으로 합의”

이번 작품으로 벌써 네 번째 호흡을 맞춘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의 색다른 호흡도 관심을 모았다. 극 중 설경구가 연기한 아무개는 이름도, 출신도 베일에 싸인 정체불명의 해결사로 비상한 머리와 빠른 임기응변 그리고 유연한 대처 능력으로 암암리에 나라의 대소사를 해결하는 인물이다.

아무개라는 이름처럼 설경구는 눈에 띄지 않지만 어느 순간 일을 해결하는 모습으로 관객들을 ‘굿뉴스’의 세계로 인도한다. 변 감독은 “아무개는 실제 사건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이다. 감독인 제가 투영되기도 했는데 저는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기보다 아무개를 통해 지켜봤으면 했다. 거리감을 주려고 했던 캐릭터”라면서 “좀 추상적인 캐릭터이지만 경구 선배님을 믿었고 실제로도 훌륭하게 해줬다”고 강조했다.

“경구 선배님과는 첫 호흡을 맞췄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에서 제일 많이 티격태격했어요. 그런데 그 작품으로 지천명 아이돌이 됐잖아요.(웃음) 저도 놀랐는데, 그 결과가 어떤 신뢰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이번에는 저를 전적으로 믿어줬어요. 선배님은 질문이 안 풀리면 잘 움직이지 않는데 이번에는 ‘이게 맞아?’라고 물어본 뒤 바로 몰입했죠. ‘츤데레’이지만 따뜻한 분이에요. 저를 ‘영화의 아버지’라고 칭하셨던데, 아버지는 이창동 감독님이 아닐까요? 저는 작은 삼촌 정도로 합의하자고 했어요. 하하!”

‘굿뉴스’는 넷플릭스 공개 이후 “극장에서 보고 싶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변 감독도 “그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며 “제작 초기에 저와 적극적으로 뜻이 잘 맞았던 곳이 넷플릭스였다. 아마 극장 개봉으로 했다면 제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앞으로도 저는 극장이든 OTT이든 영화라는 포맷 안에서 저와 손뼉만 잘 마주칠 수 있다면 가리지 않고 작업하고 싶다”고 짚었다.

변성현 감독은 ‘굿뉴스’의 마지막 촬영이 끝난 뒤에 “‘드디어 끝났다’고 소리 지를 정도로 해방감이 컸다. 당연히 영화를 봤을 때 후회되거나 부족한 장면이 보이지만 ‘킹메이커’ 때의 실수를 만회했다는 점에서 작가로서 만족하는 지점도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아직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없다”면서도 “다음 작품에서는 지금의 스타일을 버리고 안 해 본 장르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굿뉴스’의 홍경(위)와 설경구.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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