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플릭스] 이동현 기자 판소리 명창 김소라의 기획 음반 「민요 유람」이 1월 5일 새해를 맞아 발매된다.
그동안 ‘뉴(NEW) 판소리’라는 기획 아래 영어 판소리 7곡을 음반으로 선보이며 장르의 경계를 넘어섰고, 판소리 트롯 등 다양한 실험으로 존재감을 각인시켜온 김소라가 이번에는 ‘민요’로 다시 한 번 확장의 길에 나선다.
「민요 유람」은 강원도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을 비롯해 신고산타령, 자진뱃노래 등 전국 각지의 지역 민요를 한 편의 서사적 리듬 위에 엮어낸 음반이다. 김소라는 이 작업을 통해 특정 지역에 고정되어 있던 민요를 ‘유랑하는 소리’로 재배치하며, 흙의 감각이 묻어 있는 전국의 가락을 현재적 청각 경험으로 호출한다.
음반의 반주와 프로듀싱에는 재즈 피아니스트 서미미 교수가 참여했다. 이미 영어 판소리 프로젝트를 통해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은 이번 작업에서도 김소라의 발성과 추임새를 서미미의 유연한 화성과 리듬으로 감싸며, 전통 민요가 지닌 슬픈 서사와 흥을 재즈 특유의 공간적 유희로 확장한다. 그 결과 소리는 장르를 횡단하며 ‘돌출적인 현상감’으로 청자의 귀에 도달한다.
김소라는 그간 ‘인지현상의 재인식’을 통해 판소리를 확장하고 재맥락화하는 작업을 집요하게 이어왔다. 그는 “판소리는 단순한 ‘옛 소리’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포스트모더니즘적 혼종성을 획득한 새로운 예술 언어로 변모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민요 유람」 역시 민요 고유의 서정성을 해체·분석해 고착된 의미를 밀어내고, 현대적 음악 어휘를 ‘결’ 위에 얹어 김소라만의 감각적 소리 미학을 구축한다.
이는 현실의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의식의 확장을 통한 현실 전복에 가깝다. 전통 민요의 ‘결’을 살리되, 오늘의 현실 흐름에 대한 이해를 확충하고, 집단적 이념이나 관습적 재현에서 벗어나 살아 있는 민요 가락을 길어 올리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결국 김소라의 기획 음반 「민요 유람」은 민요의 과거와 현재, 더 나아가 미래를 가로지르는 하나의 실험이다. 전통의 장단 위에 겹쳐진 현대적 사운드는 새로운 감각의 아우라를 만들어내며, 그 안에서 민요는 동시대적 언어로 다시 호흡한다. 명창 김소라는 지금 「민요 유람」을 통해 민요가 도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예술적 지평을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열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