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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A2O 데뷔쇼서 4DGS 기술 강조 XR 경험 준비…팬 소통 방식도 혁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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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O ENTERTAINMENT
A2O ENTERTAINMENT

움직이는 사람과 공간을 시간 축까지 포함해 통째로 기록하는 4D 가우시안 스플래팅(4DGS)은 2023년 중국 화중과학기술대·화웨이 연구진과 푸단대 연구진이 잇달아 논문으로 공개한 뒤 3년 만에 영화제와 K팝 무대까지 들어왔다. 지난달 12일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XR 경쟁 부문 ‘베니스 이머시브’ 대상은 4DGS만으로 촬영한 중국 단편 ‘더 피전 링(The Pigeon Ring)’이 받았고,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첫 XR 헤드셋 갤럭시 XR을 출시했다. 이 기술을 신인 아이돌 데뷔 무대의 한가운데에 세운 곳이 이수만 키 프로듀서의 A2O엔터테인먼트다.

A2O엔터테인먼트는 10월 12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글로벌 데뷔쇼 ‘웰컴 투 소울라이트 프롬 A2O 소울 A2O 라이트(WELCOME TO SOULITE From A2O SOUL A2O LITE)’를 열고 15인조 보이그룹 A2O SOUL(에이투오 소울)과 9인조 걸그룹 A2O LITE(에이투오 라이트)를 공개했다. SM엔터테인먼트 창립자인 이수만(74) A2O 키 프로듀서 겸 비저너리 리더가 직접 무대에 올랐으며, 그가 국내 공식 행사에 선 것은 2024년 5월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세계총회 기조연설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이수만은 2023년 2월 SM 지분을 하이브에 매각하면서 3년간 국내에서 음반을 제작하지 않기로 약정했고 이 약정은 올해 2월 만료됐다. 그 사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A2O를 세워 2024년 12월 중국인 멤버 5명의 걸그룹 A2O MAY를 선보였고, 지난해 서울 청담동에 한국 지사를 연 데 이어 올해 상반기 공개 오디션 ‘A2O 잘파 오디션’을 진행했다. 그는 쇼케이스에서 “지금 우리는 다시 한번 큰 변화의 시점에 와 있다”며 “오늘 이제 새로이 시작하는 A2O의 문을 열겠다”고 말했다.

이수만은 약 20분의 연설 가운데 10분가량을 4DGS 설명에 할애했다. 그는 “AI를 비롯한 기술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고,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뿐 아니라 인간과 현실을 기록하고 활용하는 방식까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4DGS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찍은 영상을 반투명한 미세 입자(가우시안)의 집합으로 바꿔 공간을 입체로 재구성하고, 여기에 시간 축을 더해 움직이는 인물까지 복원하는 방식이다. 점·선·면으로 형상을 짜는 3D 메시 방식보다 표면 질감과 빛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촬영이 끝난 뒤에도 보는 위치와 각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카메라가 선 자리의 장면만 남기는 기존 영상과 다르다. 이수만은 “4DGS는 하나의 장면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을 기록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고, 소녀시대·샤이니·동방신기·보아의 뮤직비디오에 쓴 ‘매트릭스 카메라 시스템’을 출발점으로 들었다. 그는 “사진 한 장이 찍히는 스틸 카메라 100대를 넘게 배치해두고 동시에 찍어서 피사체가 한 순간 멈춰 있는 공간을 담아낸 셈”이라며 “이걸 비디오 카메라로 구현하면 어떻게 되는 건지를 그 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6년이 지나 새로운 시스템으로 머릿속 생각을 현실로 구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2O는 4DGS와 자체적으로 ‘INFINITE 촬영 시스템’이라 부르는 방식을 두 그룹의 뮤직비디오에 적용했고, 삼성전자와 함께 관객이 원하는 시점에서 아티스트를 보는 XR 경험을 준비했다. 이수만은 “삼성전자와 이 길을 같이 걸을 수 있게 돼 감사하다. 4DGS가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온 기록 방식 가운데 가장 좋은 기록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카메라의 마지막 형태는 이게 되지 않을까”라고 했으며, 이렇게 쌓인 데이터가 AI 학습과 로봇이 인간의 움직임과 공간을 배우는 자료로도 쓰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와 함께 살아갈 미래에 이 기술을 어떤 지혜로 어떻게 사용하고 쓸 수 있게 만들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공식 발표에서 촬영에 쓴 카메라 규모와 협력 기술사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텐아시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스튜디오에 카메라 80대를 두고 찍은 영상을 AI에 학습시킨 뒤 미국 4DV 인텔리전스(4DV.ai)의 알고리즘으로 가상 공간에 재현한 것이라고 전했다. 4DV.ai는 베니스 이머시브 대상작 ‘더 피전 링’ 제작에 참여한 회사다.

팬 소통 방식도 바꾼다. 이수만은 “아티스트와 팬이 편히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 것”이라며 “인터랙티브 라이브 토크쇼, 일방적인 방송이 아니라, 팬과 아티스트 서로가 함께 이야기하는 토크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A2O의 팬 플랫폼 ‘블루밍톡(Blooming Talk)’은 AI 기업 마인드로직이 개발하고 블루밍챗봇이 운영하는 서비스로, 지난해 한국·중국·미국·일본에 출시돼 A2O MAY가 먼저 사용해 왔다. 아티스트 AI와 24시간 채팅하는 ‘AI톡’, 아티스트 목소리를 구현한 ‘AI 음성 통화’, 아티스트가 직접 답하는 ‘휴먼톡’, 전용 사진 등을 제공한다. 이수만은 이달 말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하는 영상 토크 기능을 열고 이후 아티스트와 여러 팬이 한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라이브 토크쇼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쇼케이스 사흘 뒤인 15일 이스트소프트는 실시간 대화형 AI 아바타 기술 ‘페르소 인터랙티브(Perso Interactive)’를 적용한 블루밍톡 영상통화 서비스를 블루밍그레이스와 함께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실제 멤버의 촬영 데이터로 24명 전원의 AI 아바타를 만들어 팬의 음성에 실시간 반응하도록 했고, 영상 생성과 처리를 서버에서 맡아 기기 성능 부담을 줄이는 구조다. 블루밍그레이스가 서비스 운영과 아티스트 IP 관리를, 이스트소프트가 아바타 제작과 렌더링·스트리밍을, 마인드로직이 앱 개발을 맡았으며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 지원을 늘려갈 계획이다. 스포츠동아가 지난 8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A2O MAY 기준 블루밍톡 AI톡 멤버별 이용권은 6,800원이고 제공된 메시지를 모두 쓰면 20개 1,900원, 100개 3,900원, 600개 1만 9,900원에 충전해야 하며, 실제 아티스트도 내용을 볼 수 없는 ‘비밀채팅’ 기능이 추가됐다.

기술 설명을 마친 이수만은 “K팝 그룹이 가수라고 불리는 한, 결국 가장 중요한 시작은 곡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이 어떤 것이 다른가를 찾으려 하기 전에 먼저 좋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A2O SOUL은 1980년대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재해석한 데뷔 앨범 선공개곡 ‘슈퍼스타(SUPERSTAR)’를, A2O LITE는 묵직한 베이스와 반복되는 가사가 특징인 데뷔 디지털 싱글 ‘니온(NEON)’을 처음 선보였고, 일부 멤버가 함께하는 합동 무대도 꾸몄다. 두 곡은 13일 오후 6시 동시에 발매됐으며 음악과 퍼포먼스 제작에는 SM 시절부터 이수만과 호흡을 맞춰 온 유영진 프로듀서가 참여했다. 두 팀은 한국·중국·일본·태국·미국 등 여러 국적의 10대 멤버로 구성됐다. A2O LITE는 평균 나이 15세로 막내 아윤·오아·아이찡은 2013년생 13세이고, A2O SOUL의 타이는 15세다. 두 그룹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행성에서 공허함을 느낀 소년 15명과 소녀 9명이 지구에 도착해 함께 음악을 만든다는 ‘소울라이트’ 세계관을 공유하며, A2O는 멤버 조합을 바꾼 유닛과 솔로, 공동 프로젝트로 활동을 넓힐 계획이다. A2O는 국적보다 Z세대와 알파세대, 세계 시장에 초점을 맞춘 ‘잘파 팝(Zalpha Pop)’을 내세운다.

쇼케이스장 앞에는 XR 기기로 4DGS 영상을 체험하는 공간과 블루밍톡을 써 볼 수 있는 챗봇 키오스크가 마련됐고, 취재진은 지정된 구역에서 헤드셋을 쓰고 두 그룹의 데뷔곡 퍼포먼스 일부를 봤다. 중앙일보의 영문 매체인 코리아중앙데일리는 쇼케이스 이틀 뒤인 14일 신하니(Shin Ha-nee) 기자의 취재 수첩 형식 기사를 통해 이 체험이 미성년 멤버에게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신 기자는 A2O LITE ‘니온’의 짧은 장면을 보다가 대형이 바뀌는 멤버들 사이로 조심스럽게 발을 옮겼고, 한 멤버의 디지털 이미지를 거의 통과하며 중심을 잃을 뻔했으며, 돌아서자 센터에 있던 멤버의 뒷모습이 보였다고 적었다. 멤버 주변에 글리치 같은 시각 효과가 깜빡이고 해상도도 완벽하지 않아 디지털 이미지임은 분명했지만, 거리를 좁힐지 말지를 보는 사람이 정하기 때문에 가까움이 더 실감났다는 것이다. 그는 누군가 골라 준 카메라 앵글을 보는 것과 설 자리를 직접 고르는 것은 다르다며, 더 낮게 웅크리거나 더 가까이 다가가거나 손을 뻗을 수도 있는 자유를 실제 사람, 특히 어린 사람의 디지털 복제물 주변에서 주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물었다. 블루밍톡 체험에서 그는 A2O SOUL의 타이(15세), A2O LITE의 오아(13세) 등 실제 멤버의 AI 버전과 대화했다. 신 기자는 이 어린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얼굴·목소리·퍼포먼스가 재창조와 재구성에 쓰이는 방식에 대해 얼마나 발언권을 가졌는지, 무엇을 제한할 수 있는지가 자신의 질문이라며, 보호받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얼마나 보호받고 있는지, 아이들을 이 실험에 참여시킬 만한 가이드라인과 안전장치가 얼마나 있는지를 물었다. 디지털 인물 주위를 걸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착취적인 경험은 아니지만 어떤 안전장치가 이미 마련돼 있는지, 무엇이 필요한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며, 기술의 가능성을 들은 만큼 분명하게 보호 장치에 대해서도 듣고 싶었다고 썼다.

국내 제도는 이 질문에 바로 답을 주지 못한다. 현행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은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용역 제공 시간과 학습권·휴식권 보장 등을 규정하지만, 얼굴·목소리·움직임을 데이터로 떼어내 재구성하는 행위를 직접 다루는 조항은 없다. 성인 연기자 쪽에서는 지난달 10일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 한국디지털디엔에이센터(KDDC)와 연기자의 얼굴·목소리를 ‘디지털 DNA’로 등록·관리하고 디지털 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협약을 맺는 등 논의가 시작된 단계다. A2O는 24명 전원이 10대이고, 이들의 AI 아바타가 올라가는 블루밍톡은 이미 A2O MAY 멤버별 AI톡 이용권을 유료로 팔아 온 플랫폼이어서 동의의 주체와 범위를 누가 어떻게 정했는지가 기존 팬 플랫폼보다 무거운 질문이 된다. 아시아경제 역시 쇼케이스 보도에서 신인 24명 동시 육성에 따른 비용과 함께 10대 멤버의 교육·활동 관리를 A2O의 과제로 짚었다.

4DGS와 AI 아바타는 팬이 무대 위를 걸어 다니고 24시간 멤버와 대화하는 경험을 상품으로 만든다. 이수만 스스로 기술을 쓰는 지혜를 강조한 만큼, 이 실험이 K팝 제작 방식의 다음 단계로 평가받으려면 기술의 가능성 못지않게 미성년 멤버가 무엇을 허락했고 무엇을 거리 두고 지킬 수 있는지가 함께 설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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