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밀착 ‘못마땅해 하는’ 중국의 속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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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중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북·러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린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19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서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에 대한 분석 기사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러관계 강화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중·러 정상회담 때 푸틴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국제사회의 ‘왕따’인 북한과 같은 부류로 여겨져선 안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게 BBC의 설명이다.

중국이 북·러관계 강화에 예민한 것은 미국과 유럽의 압박 탓이 크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러시아에 부품판매 등 지원을 중단하라는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는데, 시 주석이 이런 경고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중국은 경기침체의 터널을 벗어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과 투자유치가 필요한 상황인데, 국제사회에서 ‘왕따’ 취급을 받거나 서방으로부터 새 (경제적) 압력을 받길 원치 않는 시 주석이 서방과 러시아의 관계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는 게 BBC의 주장이다.

러시아에 적당히 힘을 실어주며 미국에 대항하는 연대를 형성하긴 하지만 러시아의 활동에 지나치게 깊숙이 개입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을 적으로 돌리는 걸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중국이 그동안 유지했던 북한에 대한 독점적인 영향력이 약화된다는 점도 작용한다.

중국의 이런 입장은 관영매체 보도에서도 엿보인다. 북·러가 정상회담 관련 보도를 ‘최소한’ 짧게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저녁 7시 종합뉴스인 ‘신원롄보’에서 북·러 정상회담 소식을 20초 동안 내보냈다. 짧은 두 문장으로 두나라 정상이 만난 사실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을 언급했을 뿐이다.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에서 북·러 정상이 만났을 때 35초였던 보도 분량보다 짧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환구시보는 20일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강조하지 않고 “푸틴 대통령이 올들어 2차 아시아 순방에 나서 북한과 베트남을 잇따라 방문한다”며 “러시아가 ‘동전남진(東轉南進·아시아와 남반구 개발도상국 공략)’ 전략에 속도를 높였다”고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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