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SK본사 5년간 무단점유…리모델링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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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 회장-노 관장 개인사와 무관…방치할 경우 배임”

노 관장 측 “무더위에 갈 데 없어”…SK “다른 전시공간 있고 현금도 충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뉴시스

노소영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이 SK본사 건물에서 퇴거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과 얽혀 논란이 되고 있다.

노 관장 측과 노 관장을 지지하는 여론은 ‘야박하다’며 SK를 비난하지만, SK측은 최 회장 및 노 관장의 개인사와는 무관한 사안으로, 아트센터 나비의 무단점유를 방치할 경우 배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퇴거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21일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원고와 체결한 임대차계약에 따라서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원고가 계약에 정한 날짜에 따라서 적법하게 해지했으므로 피고인은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 측이 청구한 손해배상의 일부를 인정하면서 약 10억원을 아트센터 나비가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이는 아트센터 나비가 SK본사 건물 일부를 무단으로 점유하면서 발생한 손해를 보상하라는 의미다.

선고 직후 노 관장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 변호사는 “25년 전 최 회장의 요청으로 이전한 미술관인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항소 여부는 생각해 볼 예정으로 이 무더위에 갈 데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노 관장 측은 SK의 퇴거 요구를 최 회장과의 이혼 소송과 연관 지어 언급해 왔다. “이혼을 한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언급으로 노 관장에 대한 동정 여론을 이끌었다.

또, 문화시설로서의 아트센터 나비의 가치를 보호하고 근로자들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퇴거 거부 배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SK측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개인사와 무관하게 기업으로서 손실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점에서 퇴거를 요청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SK본사인 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아트센터 나비에 빌딩 임대차 계약이 끝난 2019년 9월부로 퇴거를 요청했다. ‘문화시설로서의 가치’를 앞세운 노 관장 측의 주장과는 달리 아트센터 나비가 수년 간 전시활동과 같은 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이 전무했던 데다, 당시 서린빌딩의 리모델링을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아트센터 나비가 퇴거하지 않고 무단으로 점유하면서 임대료 뿐 아니라 리모델링 등 여러 측면에서 손실을 입어야 했다는 게 SK측 주장이다. 실제 서린빌딩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아트센터 나비가 입주한 4층만 그대로 남겨둔 상태다.

SK그룹 관계자는 “개인사와 무관하게, 기업 입장에서 계속해서 손실이 발생하는데 그대로 방치한다면 배임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아트센터 나비에 대한 퇴거 요청이 불가피했음을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아트센터 나비가 지난 수년간 미술관 고유의 전시활동이 별로 없었던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더위에 갈 데가 없다’는 노 관장 변호인의 발언도 ‘과장’이라고 일축했다. 재판에서 패소하자 감정에 호소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아트센터 나비는 이미 다른 곳에 전시 공간을 보유하고 있고, 12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의 여유도 가지고 있어 이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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