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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머무는 끝단… 하코다테 남부 풍경 만끽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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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코다테는 흔히 야경의 도시로 잘 알려졌다. 하지만 하코다테의 진짜 매력은 북적이는 로프웨이 너머, 곧게 뻗은 언덕과 파도 소리만이 가득한 남부 해안가에 숨어 있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하코다테의 푸른 바다와 고즈넉한 정취를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하코다테 남부 풍경 만끽 코스를 소개한다. 발길 닿는 곳마다 영화의 한 장면이 되는 특별한 여정을 따라가 보길 바란다.

로망스 자카

사진= 하코다테 로망 웹사이트

하코다테에는 수많은 언덕(자카)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서정적인 이름을 가진 곳을 꼽으라면 단연 ‘로망스 자카’다. 하치만 자카처럼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아, 하코다테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비밀스러운 장소다.

언덕에서 내려오는 노면전철을 찍을 수 있는 로맨틱한 공간으로 특별히 관광 명소로 지정돼 있는 곳은 아니라 한적하게 감성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다만 로망스 자카라는 이름만 보고 이곳을 보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오기보다는, 다치마치곶 가는 날 노면전철에서 대려 잠시 인증샷 찍기 좋은 곳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로망스자카

Yachigashiracho, Hakodate, Hokkaido 040-0046 일본

하코다테 하치만궁

사진= 비짓 홋카이도 웹사이트

로망스 자카를 지나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웅장한 도리이가 방문객을 맞이하는 ‘하코다테 하치만궁’에 도착한다. 이곳은 개척 시대부터 하코다테를 지켜온 수호신사로, 뒤로는 소나무 숲이 우거진 하코다테 산이 자리 잡고 앞으로는 쓰가루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배산임수의 명당이다.

특히 이곳의 백미는 가파른 돌계단 위에서 뒤를 돌아보았을 때 펼쳐지는 풍경이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수평선이 액자처럼 담기는데,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상쾌함을 선사한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숲의 풍경과 고요한 경내의 분위기는 여행자에게 짧은 명상의 시간을 선사한다.

하코다테 하치만궁

2-5 Yachigashiracho, Hakodate, Hokkaido 040-0046 일본

KIRA (가이세키노사토 기라)

사진= 키라 공식 웹사이트

하코다테 산기슭에 위치한 KIRA는 바다를 조망하며 정갈한 일본 전통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가이세키 요리 전문점이다. 이곳의 분위기는 화려함보다는 소박하고 깊이 있는 멋을 지향한다.

시그니처 메뉴로는 단샤쿠 이모 만쥬(남작감자 만두)가 있다. 하코다테의 특산물인 ‘남작감자’를 활용한 명물 요리다. 부드럽게 으깬 감자 안에 고기 등의 재료를 넣어 쪄낸 뒤, 감칠맛 나는 앙카케(전분 소스)를 끼얹어 낸다. 폭신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하코다테 대지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별미다. 런치를 이용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계절 가이세키 코스를 즐길 수 있다.

Kira

일본 〒040-0045 Hokkaido, Hakodate, Sumiyoshicho, 17−1 割烹煌

CAFE Classic (카페 클래식)

사진= 카페 클래식 인스타그램

남부 해안으로 향하는 길목, 붉은 벽돌의 고풍스러운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 카페 클래식이 있다. 이곳은 대정 시대(다이쇼 시대)의 건축물을 개조해 만든 공간으로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100년 전 하코다테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높은 층고와 묵직한 나무 가구, 그리고 은은하게 흐르는 클래식 음악은 이곳의 이름값을 증명한다.

시그니처 메뉴는 클래식 블렌드와 수제 푸딩이다. 정성스럽게 핸드 드립으로 내린 클래식 블렌드 커피는 깊고 진한 바디감이 일품이며, 함께 곁들이는 수제 푸딩은 적당히 쌉싸름한 카라멜 시럽과 탱글한 식감이 조화를 이뤄 ‘어른의 디저트’라는 찬사를 받는다. 창가 자리에 앉아 낡은 전차가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이 여정에서 가장 여유로운 순간을 선사한다.

CAFE Classic Hakodate

25-20 Yachigashiracho, Hakodate, Hokkaido 040-0046 일본

다치마치곶

사진= 비짓 홋카이도 공식 웹사이트

이번 여정의 대미를 장식할 곳은 하코다테 산 남동단에 위치한 ‘다치마치곶’이다. 이곳은 과거 방어의 요충지였던 만큼, 사방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한다. 접근이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어렵게 찾아간 보람을 느끼게 하는 풍광이 펼쳐진다.

산책로를 따라 곶의 끝자락에 서면, 거친 파도가 기암괴석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다. 수평선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의 푸른빛은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해 질 녘, 붉게 물드는 하늘과 어두워지는 바다가 만나는 순간은 이 코스의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치마치 곶

9-9 Sumiyoshicho, Hakodate, Hokkaido 040-0045 일본

하코다테 남부는 화려한 야경이나 북적이는 시장과는 또 다른, ‘느림의 미학’이 살아있는 곳이다. 로망스 자카의 설렘으로 시작해 다치마치곶의 웅장함으로 끝나는 이 코스는 하코다테의 깊은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테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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