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12년 연속 ‘서비스 1위’ 달성… 그런데 지갑은 “왜 닫혔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한국산업 서비스품질지수(KSQI)에서 수입자동차판매점 부문 12년 연속 1위를 거머쥐었다. 수치는 압도적이다. 그런데 같은 시기, 판매 순위는 3위로 내려앉았다.
12년 연속 1위, 숫자가 말하는 것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2026년 7월 22일 ‘2026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 고객접점 부문 결과를 공표했다. 벤츠 코리아는 수입자동차판매점 부문에서 97점을 기록하며 2015년부터 1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수입인증중고차 부문에서도 95점으로 6년 연속 정상을 유지했다.
KSQI는 사전 교육을 받은 전문 모니터 요원이 기업당 60~100회, 전체 약 8,000회의 고객 접점을 직접 방문해 채점하는 현장 밀착형 평가다. 서비스 제공 전·중·후 3단계, 11개 주요 영역, 산업별 40~60개 세부 항목을 들여다본다. 벤츠 코리아는 고객 응대와 상품 설명, 서비스 태도, 시설·환경 관리 등 전 영역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26년 KSQI 전체 고객접점 종합 지수가 전년과 동일한 93점으로 정체된 상황에서, 97점이라는 수치는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정찰제 직판’ RoF, 서비스 품질은 지켰지만

올해 KSQI 성과에 특별한 무게가 실리는 이유가 있다. KMAC은 2025년 8월부터 2026년 7월까지 분기별 4회에 걸쳐 평가를 진행했다. 벤츠 코리아가 4월 13일 RoF 직판제를 공식 도입했으니, 이번 조사에는 직판제 도입 전후의 서비스 품질이 모두 반영된 셈이다. 그럼에도 97점·95점으로 두 부문 1위를 유지했다는 사실은, 판매 방식의 대대적 전환이 단기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정량적 근거가 된다.
RoF는 기존 딜러 중심 모델을 근본부터 뒤집었다. 기존에는 딜러사가 차량을 직접 매입해 재고를 쌓고, 가격과 할인 폭을 자체 결정했다. RoF 이후에는 벤츠 코리아 본사가 재고와 가격 결정권을 통합 관리하고, 딜러사는 수수료를 받으며 판매를 대행하는 에이전시 구조로 전환됐다. 전국 어디서 계약하든 동일한 가격이 적용되는 정찰제가 핵심이다. 계약 이후 출고 시점에 더 유리한 조건이 생기면 소급 적용하는 ‘베스트 프라이스’ 정책도 병행하며 고객 불만 가능성을 차단했다.
실제로 올해 4~6월 주요 차종에는 3~14% 수준의 할인이 유지됐다. E 200 AMG 라인은 출고가 8,100만 원에서 1,200만 원(14.8%)이 할인된 6,900만 원에 판매되는 등, 정찰제 체계 안에서도 일정 폭의 가격 메리트는 살아 있다.

문제는 판매 실적이다. 벤츠 코리아는 2025년 기준 국내 수입차 시장 매출 1위였으나, 2026년 상반기에는 판매 순위가 3위로 하락했다. RoF 도입 초기 혼선, 흥정 여지 축소에 따른 소비자 심리적 저항, 전동화(EV) 판매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김은중 벤츠 코리아 제품 및 세일즈 부문 총괄 부사장은 “고객이 벤츠를 경험하는 모든 여정에서 탁월한 서비스 품질과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KSQI 12년 연속 1위는 그 의지의 정량적 성과물이다. 그러나 진짜 시험은 지금부터다. 직판제 안착, EV 판매 회복, 판매 순위 반등이라는 세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벤츠 코리아의 RoF 실험이 한국 수입차 시장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