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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버린 이유 있었네”… GV90, 삼성 P6 배터리가 가져온 ‘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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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90 출시 연기

네오룬 콘셉트/출처-제네시스
제네시스 GV90 출시 연기
네오룬 콘셉트/출처-제네시스

제네시스가 9월 출시할 첫 대형 전동화 SUV ‘GV90’에 삼성SDI의 6세대 각형 배터리 ‘P6’가 탑재된다. 정격 전압 703V, 용량 175.7Ah, 총 에너지량 약 123.5kWh에 달하는 대형 배터리 팩이다. 공인 출력은 666마력으로 인증돼, 플래그십 대형 SUV로서의 포지셔닝이 분명하다.

왜 각형인가 – 플래그십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사용해 왔다. 삼성SDI와 공식 EV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처음 맺은 것은 2023년 10월이었다. 이후 유럽 시장용 소형 모델인 아이오닉3와 기아 EV2에 P6 배터리가 적용됐고, GV90이 세 번째 적용 사례가 된다.

각형 배터리는 단단한 금속 케이스에 셀을 봉인하는 구조다. 파우치형 대비 에너지 밀도는 다소 불리하지만, 충격 강도와 구조적 안전성이 높다. 초기 EV 시장에서 ‘주행거리 경쟁’이 최우선이었다면, 플래그십 세그먼트에서는 긴 보증기간과 사고 리스크 감소, 브랜드 신뢰성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삼성SDI P6는 니켈 비중 91% 이상의 고니켈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에 나노 스케일 실리콘 음극을 조합했다. 양극·음극·분리막을 층층이 쌓는 스택(stack) 구조로 설계해 고용량·장수명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형 배터리의 고질적 난제였던 ‘팽창(swelling)’ 문제도 소재 엔지니어링으로 상당 부분 제어했다고 알려진다.

제네시스 GV90 삼성SDI P6 배터리 탑재
P6 각형 배터리 / 삼성SDI

2020년 회동에서 2032년 장기 계약까지 – 동맹의 타임라인

두 그룹의 협력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0년 5월 정의선 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회장과 전기차 배터리 기술 협력을 논의했고, 두 달 뒤 이재용 회장이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답방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방향을 구체화했다. 당시만 해도 양사 협력은 ‘탐색 단계’에 가까웠다.

2023년 공식 계약 체결 후 양사는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P6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맺었다. 업계 추산으로는 약 50만 대분의 EV 물량 규모다. GV90에 탑재되는 배터리 셀은 삼성SDI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되고, 최종 팩 조립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이뤄진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모두가 현대차그룹 공급망에 편입된 것도 이번 계약의 의미 중 하나다. 삼성SDI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EV 세그먼트 진입의 교두보를, 현대차그룹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분산을 각각 확보한 셈이다.

배터리를 넘어 – 로봇·전고체·SDV까지 확장되는 동맹

두 그룹의 협력 전선은 전기차 배터리에 머물지 않는다. 2025년 2월 현대차·기아와 삼성SDI는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 공동 개발 MOU를 체결했다. 삼성SDI가 고용량 소재·셀 설계를 담당하고,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실제 로봇에 적용해 충·방전 성능과 보증수명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삼성SDI는 로봇 탑재용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 하반기로 제시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출력·안전성이 높고, 낙하·충격에 강해 휴머노이드·사족보행 로봇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운영 중인 아틀라스·스팟 등 차세대 로봇에 삼성SDI 배터리가 채택될 가능성도 업계에서 거론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협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현대차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 공급 계약을 맺었고, 자율주행 칩·내장형 자기 메모리(eMRAM) 개발에서도 협력을 확대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적용 차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SDV 전환이 빨라질수록 차량 내 소프트웨어·반도체·디스플레이 수요는 급증하고, 두 그룹의 협력 밀도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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