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소송에 공사현장 사고까지…논란의 마곡 ‘생숙’, 갈등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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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조감도. /사진 = 롯데건설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조감도. /사진 = 롯데건설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생활형 숙박시설(이하 생숙) 서울 강서구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를 둘러싼 잡음이 커지고 있다. 수분양자들이 분양 과정에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건설공사 현장에서 지하 주차장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오는 8월 입주가 예정된 가운데 수분양자들이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등 시공·시행사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공사현장 사고에…‘안전 이상 없다’ vs ‘공사 즉시 중단’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지어지는 롯데캐슬 르웨스트 공사 현장에서 지난 3일 오후 지하 주차장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일어난 사고로, 현장 근로자 2명이 다쳤다.

이번 사고는 지하 주차장 4층에서 자재 인양구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중 콘크리트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주차된 차량 일부도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마곡 MICE 복합단지 개발사업(CP2)의 일환으로 조성되는 생숙이다. 총 876실, 지하 6층~지상 15층, 5개 동으로 구성됐다. 지난 2021년 8월 분양했고,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지하 주차장 배관공사를 진행 중이었으며 전체 공정률은 83.1%다.

사고 발생이 알려지자 수분양자들은 지난 7일 강서구청을 방문해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사고 진상 규명과 공사 즉시 중단을 요구했다. 다만 강서구청 측은 사고 직후 구청 외부자문단 점검을 진행했으나, 중대한 구조적 결함은 없으며 공사 중단을 할 만한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역시 이번 사고에 대해 건축물 붕괴가 아닌 시설물 일부가 무너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현장 사고일 뿐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와는 차원이 다른 사고라고 강조했다.

롯데캐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자재 인양 통로를 메우는 과정에서 타설 작업 중이던 콘크리트가 흘러내린 것”이라며 “건축물 붕괴와 달리 작업 중에 발생한 현장 사고로,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일축했다.

생숙 시행령 개정에…시공사-수분양자 대립 팽팽

한편 수분양자들은 롯데건설 등을 상대로 사기 분양 소송도 제기 중이다. 지난 2021년 정부는 생숙을 주거용으로 쓸 수 없게 하고, 이를 어길 시 이행 강제금(공시가격의 10%) 부과를 예고한 바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사옥 전경./ 사진 = 한나연 기자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사옥 전경./ 사진 = 한나연 기자

생숙은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 제한이나 종부세·양도세 중과도 없어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수요가 많다. 롯데캐슬 르웨스트의 경우 지난 2021년 8월 평균 청약 경쟁률이 657대 1에 달했다. 이처럼 생숙이 투자자들에게 아파트 대체제로 떠오르자 투기 과열을 우려,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생숙을 주거목적으로 사용하려면,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 또는 오피스텔로 용도를 바꿔야 한다. 기존 생숙은 숙박업 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불법 건축물로 간주해 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는데 유예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수분양자 측은 롯데건설 등이 실거주가 가능한 주거상품인 것처럼 홍보해 피해를 보게 됐다고 주장한다. 구체적으로는 생숙이 아파트처럼 입주해서 생활할 수 있는 주거상품이 아닌데도 이를 숨기고 분양한 사기 분양이라는 것.

이에 지난달 19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시행사와 시공사, 분양대행사 등을 상대로 분양 계약을 취소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반면 롯데건설 등은 분양 계약자에게 개인별로 ‘주택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확약서를 받은데다 위반 시 처벌 및 행정제재를 받을 수 있음을 명기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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