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궤도 오르나 했는데…부동산 PF 방안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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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충당금 인식 미약…호실적에 영향

당국 PF 방안 발표 내용 2Q 실적 변수

부실 사업장 정리…신규 자금 지원 예상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1분기 깜짝 실적을 내며 업황 우려를 씻어내는 듯 했던 증권사들이 또 다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에 발목 잡힐 위기다. 당국의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손실인식 우려가 재차 제기되고 있어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실적 공시를 낸 NH투자·한국투자·KB·신한투자·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총합은 1조1127억원으로 전년 동기(4691억원) 대비 237.2%(6436억원) 증가했다.

각 사별로 살펴봐도 실적 개선이 눈에 띈다. 한국투자증권은 순이익 3687억원을 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고 KB증권은 198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8%, 직전 분기 대비 약 7배(594.7%) 증가한 규모다.

신한투자증권은 작년 1분기 순손실에서 흑자전환(-1225억→757억원) 했다. NH투자증권도 순이익 2255억원을 내 전년 동기(1841억원) 대비 22.5%(414억원) 성장했다. 키움증권은 작년(2924억원)과 비교해 규모가 16.3%(476억원) 줄었음에도 한국투자증권 다음으로 규모가 큰 244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증권사 순이익 증가 배경으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증가에 더해 기업금융(IB) 부문 수익 개선이 지목된다. 여기에 충당금 인식이 적어 손실이 많이 잡히지 않은 점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의 경우 IB부문 수익만 1101억원에 달했고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부동산 PF 신규 딜을 업고 이자수익만 1330억원을 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일회성 요소들이 더해졌다”며 “충당금 및 평가손실 인식이 없었고 투자자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증권사들이 1분기 호실적을 거두기는 했으나 당장 2분기부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반영 여부가 실적 결정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당국의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 내용에 따라 파급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감독원이 다음주 중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게 정리하고 사업성이 입증된 사업장에는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동산 PF 등은 사업성 평가 기준 개편 등을 통해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면서 사업성 회복이 가능한 사업장에 대해 정상화를 지원하는 등 질서 있는 연착륙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현재 3단계인 PF 사업성 평가를 4단계로 확대해 충당금 추가적립 및 경공매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고 경공매 입찰가 규제와 2차 PF 정상화 펀드 조성,은행과 보험사의 PF 신규 자금 투입시 인센티브 방안 검토 등을 추진 중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인식 가능성이 높고 2분기 실적 결정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PF 관련 충당금은 2분기 실적의 변동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적절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부동산 금융 회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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