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속도 내는 SK에코플랜트, SK하이닉스 투자로 ‘날개’ 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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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사옥./ 사진 = 한나연 기자
SK에코플랜트 사옥./ 사진 = 한나연 기자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SK에코플랜트가 공격적 투자를 통해 환경·에너지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투자 계획에 힘입어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IPO(기업공개)에 업계 관심이 몰리면서, 부채비율 등 악화한 재무 건전성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이닉스 대규모 투자계획에…SK에코, 일감 확보 ‘기대’

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최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계열 건설사인 SK에코플랜트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미국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 건설 계획 및 청주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의 투자는 곧 SK에코플랜트의 일감 확보로 이어지는 만큼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그간 SK하이닉스와 관련한 건설 일감 등은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가 맡는 게 일반적이었다. SK에코플랜트는 과거에도 SK하이닉스 반도체 설비 관련 공사를 도맡아 왔다.

신사업 몸집 불려온 SK에코…전망도 ‘맑음’

실적 개선을 점치는 배경에는 추진 중인 환경·에너지 사업의 전망이 밝은 것도 있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 친환경, AI 사업 등에서 타 건설사보다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부터는 아예 기존 주력사업인 건축‧토목 사업에서 환경·에너지 사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노리고 있다.

현재 SK에코플랜트는 약 12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시행사인 용인 일반산업단지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현재 부지 조성 공정률은 26% 정도로 목표보다 빠르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확산에 따라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수요 역시 SK에코플랜트엔 호재다. 이에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부터 데이터센터 전담 조직을 만들고 관련 사업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부평 데이터센터(SEL2) 1차 사업 투시도. / 사진 = SK에코플랜트 제공
부평 데이터센터(SEL2) 1차 사업 투시도. / 사진 = SK에코플랜트 제공

지난해 6월부터는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플랫폼 기업인 디지털엣지와 손잡고 인천 부평에 120MW(메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개발을 진행 중이다.

시공 외에도 개발, 운영, 전력 공급시스템 및 정보통신자산처분서비스(ITAD) 사업까지 손 뻗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단순한 데이터센터 시공을 넘어 ITAD 사업까지 밸류체인을 완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자폐기물·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분야 자회사 SK테스는 지난달 미국 버지니아주에 약 1만2000㎡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전용 ITAD 시설을 준공했다. 이번에 준공한 시설은 개별 서버 연간 처리량이 60만대까지 가능하다. 오는 2026년까지 싱가포르, 호주 등에 추가 구축해 처리량을 100만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SK에코플랜트 본사에서 열린 펀드 조성 업무협약식에서 배성준 SK에코플랜트 에너지사업단장(오른쪽)과 장성수 MDM자산운용 대표(왼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SK에코플랜트 제공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SK에코플랜트 본사에서 열린 펀드 조성 업무협약식에서 배성준 SK에코플랜트 에너지사업단장(오른쪽)과 장성수 MDM자산운용 대표(왼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SK에코플랜트 제공

자산운용사와 협약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발전사업(SOFC) 블라인드 펀드도 조성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9일 MDM자산운용과 총 450억원의 일반수소 발전 입찰 시장(CHPS) 연료전지 사업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금융지원 타당성(Bank ability)을 확보하고 SOFC 사업의 후순위 차입금 및 자기자본 조달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출 순항 중이나…개선 과제는 재무 건전성

체질 개선 성공에 힘입어 SK에코플랜트의 신사업 매출은 증가 중이다. 지난해에는 매출 8조925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환경서비스가 15.2%, 에너지가 18.8%로 전체의 34%를 차지했다. 지난 2021년 각각 7.1%, 6.8%였던 것에 비하면 지속적인 성장세다.

다만 당기순손실과 부채비율 등 악화한 재무 건전성은 숙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33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237%다. 통상 건설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위험, 300%를 넘으면 고위험으로 본다. 다만 지난 2022년 말(256%)과 비교하면 다소 개선됐다.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영업이익 개선도 마냥 쉽지만은 않다는 분위기다. 환경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3569억원으로 전년(9816억원) 대비 38.2%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8900만원으로 전년(311억원) 대비 99.7% 급감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부문은 708억원으로 전년(667억원) 대비 소폭 늘어났다. 이와 관련,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AI, 디지털전환(DT) 기반 시스템 구축 등 설비 고도화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최근 SK에코플랜트 관련 평가보고서에서 “지난 2020년 이후 환경, 연료전지, 해상풍력 등 신규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건설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산하고 있다”며 “타 건설사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 대응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SK에코플랜트의 IPO 시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2년 프리 IPO를 통해 1조원을 조달하며 4년 안에 IPO를 하겠다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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