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 비용 부담 늘어난 카드사, 신종자본증권 발행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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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국민, 3배 이상 수요예측 성공

금리 높아진 여전채 대안으로 ‘주목’

금리 상승 이미지. ⓒ연합뉴스 금리 상승 이미지. ⓒ연합뉴스

카드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자금 조달의 주요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이자율이 높아지자 대안으로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지금과 같은 높은 시장 금리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신종자본증권을 찾는 카드업계의 발걸음도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일 롯데카드는 신종자본증권 공모발행 규모를 기존 900억원에서 1780억원으로 증액 발행하기로 했다.

신종자본증권이란 주식처럼 만기가 없거나 30년 이상으로 채권처럼 매년 투자자에게 일정한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말한다.

롯데카드는 지난 7일 공모방식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당초 목표액인 900억원을 초과한 328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으며,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함에 따라 발행 규모를 178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렸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780억원까지 발행 계획이 있었다”라며 “기존 900억원 규모 모집에 3280억원의 매수 주문받아 최대 금액인 1780억원 발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건전한 성장을 위한 자본 적정성을 확보하고, 향후 불확실성에 대비한 손실 흡수능력을 향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KB국민카드도 지난 3월 카드사 중 처음으로 공모 방식을 통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국민카드는 1500억원 모집에 3배가 넘는 4900억원이 몰리며 흥행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지난 3월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공모 방식 발행으로 리테일 투자 수요를 흡수해 사모 방식 대비 발행금리에 이점이 있었다”며 당사 운영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높아진 여전채 금리에 자금조달 수단을 다변화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8일 기준 여전채(AA+·3년물) 금리는 3.79%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0.13%포인트 하락한 수치이지만, 과거 2%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높은 수치다.

또 카드사가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돼 자본 적절성이나 레버리지 배율을 개선해준다는 장점이 있어 카드사 입장에선 좋은 자금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레버리지 배율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레버리지 배율이 높을수록 부채가 많다는 뜻이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의 과도한 외형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레버리지 배율 한도를 8배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업카드사 7곳(신한·삼성·현대·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의 평균 레버리지 배율은 6%이다.

카드사 중 롯데카드가 7.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우리카드(7.3%) ▲현대카드(6.3%) ▲국민카드(5.9%) ▲하나카드(5.8%) ▲신한카드(5.7%) ▲삼성카드(3.5%) 순이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에 포함돼 채권시장 금리가 높은 현시점에 좋은 자금 조달 수단”이라며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 수단으로 신종자본증권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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