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 M&A] ②실탄도 의지도 ‘충분’…그래도 쉽지 않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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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본입찰 참여 업체 기업 이미지(CI). (위부터)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이미지=각 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본입찰 참여 업체 기업 이미지(CI). (위부터)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이미지=각 사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후보인 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이스타항공 3사가 모두 일부 자격요건을 갖춰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아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안개 속이다. 결정권자인 국토교통부, 그리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European Commission)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가장 어려운 과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또한 매물의 가치에 대한 의문부호도 아직 남아있다. EC에서 유력 후보로 점쳤던 제주항공이 후보 자격을 내려놓은 이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3사가 인수 이후에도 큰 부담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투자가 결국 ‘무리한 베팅’이 될 지도 모른다는 것.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심사자인 국토교통부와 EC의 승인 절차를 거친 뒤 본격적인 분할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 심사 주체는 인수자가 매각가를 지불할 수 있는지의 ‘정량적 요소’ 판단은 물론 △화물 사업 전문성 △인수 이후 경영 지속성 △부채비율 하락 가능성 △고용보장 여부 등의 ‘정성적 요소’들을 따진 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승인할 예정이다.

또한 국토교통부에 의해 항공사들의 대주주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에 대한 검증도 이뤄지는 만큼 다각도에서 바라봐도 모나지 않은 후보가 될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는 만약 둘 중 한 곳이라도 3사가 인수자로서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무위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마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지점”이라며 “아시아나항공과의 인수합병 작업을 거의 3년간 끌어왔지만 화물사업 매각에서 자칫하다 ‘삐끗’할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대한항공은 초긴장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 기사와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 기사와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3사 모두 ‘실탄’ 충분하지만… 쏠 자격은 ‘아직’

현재 3사 모두 사모펀드와 재무적 투자자(FI)를 든든한 우군으로 모시며 자금 확보는 이뤄진 상태지만, 문제는 이들이 자금 이외의 ‘정성적 평가’에서 심사자인 국토교통부와 EC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의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EC가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만한 후보를 찾고 있는 가운데, 규모나 업력 면에서 이를 대신할 만한 주체로 받아들여지기란 좀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

우선 에어프레미아와 에어인천의 경우 가장 중요한 화물사업 경험이 있기는 하나 그 경험이 짧거나 중·단거리 노선에 국한돼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보유 항공기가 5대로 적은 데다, 화물기가 아닌 여객기 하단의 빈 공간에 짐을 싣고 나르는 ‘벨리 카고(Belly Cargo)’ 운송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성 부족을 약점으로 지적당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미주와 유럽 지역 화물 사업을 통해 화주나 네트워크가 갖춰져 있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2021년 운항을 시작한 신생 항공사이기에 업력이 짧다는 점도 불안한 부분이다.

에어인천은 2012년 취항해 10년 이상 항공화물 전문 업체로 운영돼 왔으나 에어프레미아와 마찬가지로 기단 규모가 4대로 작고 노선이 중국, 일본, 몽골,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노선에 몰려 있다.

또한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 운항 경험이 없어 현지 화주들과의 네트워크 형성 면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추가로 대형 화물기 B777-300ERSF을 5대를 차례로 들여올 예정이나 이는 내년 3분기 말부터다.

이스타항공은 경쟁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10대의 기단을 운영 중이나 모두 여객기인 데다 화물사업 경험도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비록 전년 말(500명) 대비 1.6배가량의 증원, 추가적인 항공기 도입으로 인한 부품 구매, 지점 개설, 시스템 개발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소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외에도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국토교통부에 의해 출자자(LP) 중 하나인 룩셈부르크 화물 항공사 ‘카고룩스(Cargolux)’, 즉 외국 자본이 이후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대주주인 AP홀딩스의 김정규 회장(타이어뱅크 회장)이 타이어뱅크 관련 80억원 규모의 종합소득세 탈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 벌금 100억원을 선고받는 등 대주주 적합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 기사와는 관계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본 기사와는 관계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실탄 쏴도 문제… 돌고 돌아 본인이 맞을지도?

그리고 만약 누군가가 이를 인수를 했다 한들 투자한 만큼의 가치가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는 부분이다. 유력했던 인수 후보였던 제주항공이 발을 뺀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3사의 기대만큼 가치 있는 매물일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뜻이다.

우선 해당 매물이 항공 화물 사업의 핵심인 ‘항공기 지상조업 서비스’와 항공기 정비 및 보관에 필요한 ‘격납고’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반쪽짜리’ 매물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항공기 지상조업 서비스’란 항공화물 운송용 컨테이너와 터미널에서 운반해 온 화물·수하물을 기체에서 내리고 싣는 상·하역 서비스 등을 일컫는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러한 업무를 100% 자회사인 아시아나에어포트를 통해 제공해 왔는데, 해당 회사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화물사업부 인수자가 타사에 비용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만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같은 맥락에서 격납고가 없다는 사실도 큰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가 보유한 기단이 대부분 오래된 비행기인 만큼 잦은 정비 및 수리가 필요한데, 아시아나항공이 인천국제공항에 보유 중인 2개의 격납고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인 만큼 수리나 보관을 타사의 격납고에서 진행하거나, 혹은 외부에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소속 화물기 11대는 최소 기령(항공기의 수명)이 19년, 최대 32년 가량으로 대부분이 교체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태다.

항공기 금액과 연계된 부채를 떠안아야 하는 점도 인수자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지난해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6조5321억원으로, 화물사업부는 같은 기간 1조60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이 중 24.6%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근거해 어림잡아 20%가량이 부채로 넘어온다고 가정했을 때 인수자가 수조원에 달하는 비용을 추가로 투입할 각오를 해야 하는 셈이다. 작년 상반기 기준 화물사업부의 총 리스 부채는 4조3000억원, 이에 대한 연 이자만 2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제주항공이 단지 무리를 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물론 인수 유인이 크지 않다는 판단하에 빠졌을 수도 있으나, 평소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띄고 있는 데다 과거에도 시장 조사 차원에서 인수 의사를 보였다가 본입찰 단계에서 물러난 경우가 종종 있는 만큼 제주항공의 움직임을 확대해석하기는 이르다는 것.

여기에 모기업인 애경그룹의 재무 조건 또한 여의치 않다는 분석도 존재하는 만큼 자체적인 자금 조달 능력 부족을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없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본입찰 참여 업체들, 특히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의 경우 계속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고,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수혈도 많이 받았다 보니 사업 성장성과 미래 비전, 투자 방향성 등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라며 “때문에 화물사업에 대한 비전을 확대해석하면서라도 진출을 꾀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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