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손이 가네… 중독 부르는 이 나라 음식 “같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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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주한 필리핀 대사관은 필리핀 관광부와 필리핀 산업통상자원부, 필리핀 농무부와 함께 4월 필리핀 음식의 달을 맞아 지난 11일 주한 필리핀 대사관저에서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Kain Tayo(같이 먹어요)!’라는 테마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 대사를 비롯해 조지 딘사이 필리핀 무역투자진흥국 상무관, 마리아 아포 필리핀 관광부 한국 지사장, 알렐리 막히랑 주한 필리핀대사관 농업담당관이 참석했다.

만찬을 준비한 셰프 벨지움(Chef Beligum)은 한국에 기반을 둔 필리핀 셰프다. 그는 2020년 요리 경연 프로그램 ‘헬로 플레이트’에서 필리핀 대표 셰프로서 김훈이, 강레오 등 한국 스타 셰프들과 경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번 만찬 행사는 필리핀 현지의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로컬 메뉴들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필리핀 음식은 주로 달고 짠 편이며 스페인, 미국, 중국 등지의 영향을 받아 동서양의 음식문화가 혼합돼 있다. 다른 동남아 국가의 음식에 비해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 관광객들의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필리핀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대표적인 전통 음식을 소개한다.

에피타이저 3종

룸피아, 그린 파파야 샐러드, 시식

룸피아, 그린 파파야 샐러드, 시식.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오래전 중국 이민자들을 통해 전해진 룸피아(Lumpia)​는 현지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는 필리핀식 스프링롤이다. 한국의 튀김 만두와 비슷하며, 야채, 바나나 룸피아가 대표적이다.

그린 파파야 샐러드(Green Papaya Salad, Achara) 덜 익은 그린 파파야와 야채를 갈아 만든 피클 또는 초절임으로, 코코넛 식초, 소금 및 향신료로 맛을 낸다. 그린 파파야 샐러드는 필리핀 북부 지역, 특히 팜팡가 (Pampanga) 지역에서 유래됐다.

시식(Sisig) 돼지 머리와 닭의 간을 기름에 볶은 후 불판에 올려 만든 요리다. 여러 재료를 빠르게 볶기 때문에 시즐링 시식(Sizzling Sisig)이라고도 한다. 생선, 악어 고기 등을 사용해 만들기도 하며 입맛에 맞게 칼라만시나 라임을 곁들여 먹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린 파파야 샐러드와 마찬가지로 ‘요리 수도’로도 불리는 팜팡가​의 대표 요리다. 팜팡가의 앙헬레스에서는 2017년에 시식을 무형 유산으로 선언하고, 고유의 맛을 보존하고 있다.

팜팡가 피나투보 화산. /사진= 필리핀 관광부

팜팡가는 지역 식자재와 스페인 식민지 시절 전수된 조리법이 만나면서 필리핀의 미식 수도도 불리게 됐다. 피나투보(Mount Pinatubo) 화산 활동으로 팜팡가 강이 범람하며 생긴 기름진 토양을 지닌 식도락 천국이다.

수프

새우 시니강

새우 시니강 수프.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시니강(Sinigang)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국물 요리다. 돼지고기나 닭고기, 새우, 생선 등을 주재료로 쓰고 다양한 채소를 넣고 끓여 만든다. 타마린드(아프리카가의 신맛이 나는 나무)의 과육이나 칼라만시, 레몬 등을 이용해 신맛을 낸다.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덜 익은 타마린드다. 구아바, 토마토, 파인애플, 망고스틴 같은 다른 과일을 사용할 수도 있다. 새우 시니강은 필리핀 남부 지역, 특히 비사야(Visayas)와 민다나오(Mindanao)​지역에서 유래했다.

메인 요리

치킨 이나살과 오크라 김치

망고 살사를 곁들인 치킨 이나살.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황금 빛깔의 치킨 이나살(Inasal)은 풍부한 육즙과 후추의 깊은 풍미가 특징이다. 깔라만시, 후추, 코코넛 식초, 아나토(잇꽃 나무의 씨를 이용한 향신료)를 섞은 양념을 바른 후 대나무 막대기에 꽂아 숯불에 구워 만든다. 바나나 잎 위에 담은 뒤 쌀밥과 소스와 함께 먹는다. 이나살은 네그로스 옥시덴탈(Negros Occidental) 지역의 바콜로드 시(Bacolod)에서 유래했다.

네그로스 옥시덴탈. /사진= 필리핀 관광부

필리핀 중부의 네그로스 옥시덴탈은 거대한 사탕수수 밭으로 이루어져 ‘필리핀의 설탕 그릇’이라고도 불린다. 전 지역이 화산성 토양으로 덮인 비옥한 땅을 가지고 있고, 많은 농장 공동체가 있다. 바콜로드 시 필리핀에서 가장 큰 설탕 생산 지역으로도 유명하다.

오크라로 만든 김치.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필리핀 전통 식재료이자 아열대에서 잘 자라는 오크라(Okra)는 우리나라에서 2020년부터 수입하기 시작했다. 김치처럼 양념에 무쳐 먹으면 끈적끈적한 오이소박이 같은 맛이 난다. 끈적임을 줄이고 싶다면 튀기거나 굽기, 팬 로스팅과 같은 방법으로 요리하면 된다.

메인 요리

레촌 슬라이스

레촌 슬라이스.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레촌(Lechon)은 돼지고기를 필리핀 허브와 향신료를 섞은 양념에 재워 숯불 위에서 바삭하고 노릇해질 때까지 천천히 구워 만든 요리다. 축제나 결혼식과 같은 기념일에 인기 있는 음식으로 비사야 지역의 세부(Cebu)가 그 기원이다.

세부 막탄섬. /사진= 필리핀 관광부

필리핀 군도 중심부의 세부는 7000개 이상의 섬들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세부에는 현재까지도 보존되고 있는 수많은 유물과 함께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자연이 존재한다. 다이빙, 스노클링에 최적인 막탄섬의 깨끗한 바다와 최고급 리조트, 레스토랑과 펍이 가득한 세부 시티까지 즐길 거리가 넘친다.

디저트 3종

할로할로, 우베 아이스크림, 뚜론

할로할로, 우베 아이스크림, 투론. /사진= 강예신 여행+ 기자

‘섞다’라는 의미의 할로할로(Halo-halo)는 1900년대 초 일본인들이 팥, 얼음, 우유를 섞은 빙수를 필리핀에 소개하면서 탄생했다. 최초의 얼음 공장이 마닐라(Manila)에 세워진 후, 필리핀 사람들이 과일과 같은 단 것들을 추가하면서 다양하게 발전했다. 바나나, 타피오카 펄, 코코넛, 아이스크림 등을 곁들여 먹는다.

마닐라 인트라무로스. /사진= 필리핀 관광부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Manila)는 문화와 레저, 미식이 어우러진 도시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역사 도시 인트라무로스(Intramuros), 멋진 쇼핑과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보니파시오(Fort Bonifacio), 필리핀 현대 예술을 보여주는 핀토 아트 뮤지엄(Pinto Art Museum) 등 필리핀의 역사와 현대의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다.

(좌) 우베 아이스크림 (우) 뚜론. /사진= 필리핀 관광부

퍼플 얌(Purple yam)이라고도 부르는 우베(Ube)는 굵은 덩이뿌리를 가지고 있어 언뜻 보면 고구마와 비슷하지만 더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는 작물이다. 필리핀 사람들은 우베를 케이크나 푸딩, 아이스크림, 잼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함께 곁들인 나타(Nata)는 코코넛 물을 발효시켜 만든 쫄깃한 젤리로 음료와 디저트에 사용된다. 우베 아이스크림은 필리핀 북부 지역​에서 유래됐다.

뚜론(Turon)은 사바 바나나(saba banana)와 잭 프루트(Jack fruit, Langka)를 얇게 잘라낸 뒤 스프링롤 페이퍼로 단단히 감싸 황금색이 될 때까지 튀겨 만드는 국민 간식이다. 사바 바나나는 필리핀이 원산지인 삼색 바나나로 필리핀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바나나 품종 중 하나다. 잭 프루트는 쫄깃한 식감과 과육의 향으로 유명한 열대 과일이며, 할로할로에 자주 사용된다. 뜨거울 때 먹으면 더 맛있지만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곁들어 같이 먹어도 좋다.

강예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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