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였다 도로 떼는 게 개혁?”…예고된 ‘LH 분사’ 도마에
“주택 공급 목표는 늘어났는데 직원은 줄고, 분사했을 때 재정구조를 어떻게 갖고 갈지도 명확히 드러난 게 없다. 민생 최고 관심 사항인 부동산 문제에 대해 과연 실행 조직이 제대로 갖춰지고 있고 뒷받침되고 있는가에 대한 판단과 평가가 필요하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력 확충 계획을 국토교통부 및 다른 정부 부처와 상의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게 급여 부분이다. 개혁도 하고 공급도 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이 필수적인데 여러 과정에서 급여가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이런 부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상으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분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7년 전에도 재정 보완 필요성에 의해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하나로 붙였는데, 다시 떼어내는 것이 실효성이 있냐는 지적이다.
주택 공급량을 늘리고 직접 시행까지 맡아야 하는 상황에서 분사로 인한 불안정한 재무구조와 인력 유출 문제도 제기됐다. 이성훈 LH 사장은 원가 상승으로 인해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에 적극적인 인력 충원과 재정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해서 붙였더니 이제 와서…”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LH와 국토안전관리원, 건설기술교육원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개최했다. 주요 화두는 ‘분사’였다. 정부는 LH의 주택 공급 기능을 주택도시개발공사(가칭)로, 주거복지 및 임대주택 운영 등 기능은 주택도시자산공사(가칭)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택도시기금에 별도의 계정을 마련해 개발공사 이익을 자산공사로 분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17년 전인 2009년, 재무 문제로 인해 두 기업을 합쳤음에도 다시 분리하는 방안이 실효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17년 전 주택공사 별명이 ‘대한민국 최대의 빚쟁이 시한폭탄 공기업’이었다”며 “합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해서 토지공사와 주택공사를 통합해서 나온 게 지금 LH인데 지금은 다시 나눈다 하니 LH의 존재 이유인 국민 주거안정을 실현할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구체적으로 재무구조를 어떻게 가져가고 향후 그 2개 기관이 어떻게 운영할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분리 방식 등에 대해서는 국토부와 상의해 가면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업무는 늘었는데 일손은 부족”
주택 공급 목표 확대 등 업무와 책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속되는 인력 유출 및 부채 증가 문제도 지적받았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LH 임대사업 손실 규모는 2021년 약 1조7900억원에서 2025년 약 2조7300억원으로 5년 새 53% 증가했다”며 “이재명 정부가 11만5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문재인 정부 당시 6만가구 공급했던 LH 직원 규모가 정규직 기준 약 7100명에서 현재 6398명까지 줄었다”고 꼬집었다.
이 사장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인력 확충 계획을 국토부나 다른 정부 부처와 상의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물가 상승으로 공사 원가가 거의 50% 가까이 올라 저희가 개발사업을 해도 남는 것이 많지 않은 상황이 됐다. 굉장히 부채 증가율이 높고 회복 속도가 더뎌 이 부분에 대해 정부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가장 중요한 게 급여 부분”이라며 “개혁도 하고 공급도 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이 필수적인데 통합과 개혁 과정에서 급여가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높여 잡은 주택 공급 목표 대비 실적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LH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승인계획이 변경·지연된 물건이 38개 블록에 2만6000가구, 착공계획이 변경·지연된 물량도 9893가구”라며 “공급 계획이 계속 미뤄지고 기존 사업도 밀리고 재원과 인력까지 불확실하다면 국민들의 LH의 공급 계획을 어떻게 믿겠냐”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공공뿐 아니라 민간까지 확대해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기존에 해왔던 공공주택 건설뿐 아니라 수도권 미분양 물량을 매입하는 등 전례 없이 적극적으로 민간 공급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공택지에서도 민간참여형 사업을 통해 우수 브랜드 건설사들이 참여하고 있고 민간에서도 호응이 좋다. 민간 부문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