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안 챙겨도 된다 하지 않는 부모님께 서운” 여성에게 착하다는 반응 쏟아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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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기념일을 과도하게 챙기는 한 여성이 어버이날을 앞두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Blue Titan-shutterstock.com

여성 A 씨는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빈말로도 어버이날 안 챙겨도 된다고 말해주지 않는 부모님께 서운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억도 안 나는 어릴 때부터 기념일은 항상 제가 챙겼네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는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좀 크고 나서는 부모님 생신, 결혼기념일, 어버이날은 항상 용돈 드렸어요. 또 취직하고부터는 매달 용돈이랑 명절 용돈도 각각 챙겼습니다. 부모님이랑 같이 살아서 당연하다 생각했고 버거웠어도 안 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은 못 했어요.

근데 취직하고 사람들 만나니 저만큼 챙기는 사람이 많이 없더라고요. 저보다 나이 많은 사수도 부모님께 얹혀사는데 매달 용돈 안 드린다고 당연하다는 듯 말하고 옆 부서 서무도 용돈은 안 드리고 가끔 큰 거 해드린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부모님께 다른 집은 부모님께 나만큼 안 챙긴다더라 말하니 “그 집이 이상한 거다. 왜 너보다 못하는 집을 보고 눈을 낮추려 하냐”고 절 나무라시더라고요. 이제부터 안 하고 싶어서 그런 거냐고. 이제 하지 않겠다 한 것도 아니었는데 너무 반응을 격하게 하시니 오히려 뜨악했습니다.

얼마 전엔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안 챙기는 게 당연하다는 글을 봤습니다. 그리고 엄마에게 “부모님 결혼기념일까지 챙기는 사람 없대” 하니 “너희들의 역사가 시작된 날인데 왜 안 챙기냐. 당연히 챙겨야 하는 건데 그 집들이 이상하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러다 동갑인 사촌이 형제랑 결혼기념일 30주년에 인당 25만 원짜리 오마카세 대접한 얘길 하시더라고요. 근데 그 사촌도 30주년이라 크게 챙겨드린 거지, 그전까지는 챙기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 얘길 하니 “돈이 아까워서 그러냐”, “부모 챙기기 싫어서 그러냐”고 또 나무라시는데 서럽더라고요. 안 하겠다 한 것도 아니고 내가 이만큼 두 분을 생각하니 그만큼 더 날 사랑해 주고 고마워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는데 엄마는 “고마움을 꼭 느껴야 하냐. 그냥 좋아만 하면 안 되겠냐”고 하시네요.

제가 부모님 마음 고생 시킨 것도 많고, 앞으로도 얹혀살 세월이 많을 거라 안 해야지 하는 마음은 아니지만 사회초년생 박봉에 버거운 건 사실입니다. 용돈이 아쉬우신 상황도 아니면서 빈말로도 이제까지 많이 해줬는데 이번에는 안 해도 된다고 해주지 않는 게 서운하면 이상한 걸까요?

4월에 스타일러도 해드리면서 240만 원 중 200만 원은 제 돈으로, 나머지 40만 원은 엄마 돈으로 결제했어요.

그러면 어버이날은 안 챙겨도 되는 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그래도 스타일러는 스타일러고 어버이날은 어버이날인데 싶어서 용돈 봉투도 준비해 놨어요. 그런데 엄마가 40만 원이 갑자기 나가는 바람에 허리가 휜다는 식으로 말하시는 게 왜 이리 듣기 싫죠?

명절에 큰아버지나 고모 번갈아 가며 챙기라고 말하는 것도 듣기 싫어요. “그분들은 그분들 자식이 챙겨야지 내가 왜 챙겨?”라고 하면 “매번 챙기라는 것도 아니고 한 번씩 챙기는 게 뭐 어떻냐, 그게 도리다”라고만 하십니다.

이게 부모님 드릴 용돈을 그분들 드리라는 게 아니잖아요. 결국 내가 지금까지 하던 거에 덤으로 더 하라는 건에 갑자기 회의감이 들어 주절거려봤어요. 긴 하소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은 용돈 횟수나 액수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너무 착하다”, “이제 사회초년생이면 언제 돈 모아서 결혼 준비하려고요?”, “나도 딸 키우는 엄마인데 욕 좀 먹더라도 줄여요. 자꾸 주는 버릇하니 당연한 게 돼 버린 것 같네요”, “‘쓰고도 좋은 소리 못 듣는 데 안 쓰고 말래요’라고 해보시길”, “자식이 알아서 부모님 챙기는 건 보기 좋지만 요구하는 건 흉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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